력사, 녀자, 료리사, 락원, 룡성맥주…. 이렇게 써놓고 그대로 읽자면
남한사람들에게는 금방 발음에 부담이 온다. '역사'나 '요리사'라고
쓰고 읽어야 편하다. 두음법칙을 인정하고 하지 않고는 남북한 표기법의
가장 큰 차이라고도 볼 수 있다. '리'씨 성을 가진 북한사람은 자신의
성이 '이'씨 일 수도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른다고 한다. 남한에 와서
두음법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표기법을 보고 낯설었다는 경험은 여러
탈북인들이 전한다.

우리말에서 두음법칙은 아주 오래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할 때도 이를 표준적인 맞춤법으로 인정했다.
북한에서는 이런 관행을 뒤집어 두음법칙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의 본음을
밝혀 적는다. 두음법칙이 일어나는 속도가 남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던 이북말의 특성에서 기인했다는 언어학자들의 주장이 있긴 하지만
북한의 철저한 두음법칙 배격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철저히 한글을 전용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두음법칙 배격이 뜻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면도 있다. 류와 유가 다른 것임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인위적으로 발음해야 할 때가 많아 북한사람들도 그대로
읽는 것은 무리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료리사'라고 정확하게 발음해
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학교에서 철저한 발음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일수록 더 분명하게 발음해 낸다는 것이다. 유치원 높은반때부터
암기와 함께 발음에 대한 교육은 매우 엄격하게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반복하다 보면 편한 대로 발음하기보다 규범적으로 정해진 발음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