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성장을 이룬 만큼 국내스포츠에 대한 재투자도 활발하게 해왔는데.
▲축구, 야구, 농구, 골프, 마라톤, 스키, 쇼트트랙 등 7개 종목의 선수 및 팀들과 후원계약을 맺어 지원하고 있으며 조금씩 그 대상과 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전국직장인축구대회와 4대 PC배 아마추어골프대회, 거북이마라톤대회 등 몇몇 이벤트도 몇 년째 해오고 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96년부터다. 처음엔 일반인들에게 각종 의류와 신발류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다가 작년 시드니올림픽 때 북한 선수단에 운동화와 유니폼 등을 지원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 2월 북한이 백두산상국제피겨스케이팅대회를 개최하면서 휠라 펜스광고를 무료로 해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드니올림픽 때 선수단을 지원한데 대한 보답이었던 것 같다. 당시 용품만 덜렁 제공한 게 아니라 선수들의 유니폼을 일일이 체크해 조금이라도 몸에 맞지 않을 경우 새로 맞춰 공수하는 등 한점의 불편도 없도록 열과 성을 다했다. 아마도 거기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22개 종목 국가대표 선수단을 후원하고 있다. 북한 대표팀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얘기를 경영쪽으로 돌려보자. 휠라코리아는 98년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창립 이후 단 한번도 매출이 감소한 적이 없는데.
▲매출증대를 위해 전 사원이 열성을 기울이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협력업체와의 거래를 깨끗하고도 투명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깨끗하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
▲일단 휠라코리아는 협력업체에 대해 어음을 발행하지 않는다. 대금결재는 현금으로 하고, 또 매주 한번씩 함으로써 협력업체들이 자금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협력업체들로부터 납품을 받고는 몇개월짜리 어음을 줄 경우 그들은 여러가지로 곤란을 겪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협력관계가 아닌 종속관계가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결코 협력업체들의 희생으로 매출을 늘릴 생각은 없다.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금을 지불할 때도 협력업체 사람들이 수고스럽지 않도록 아예 온라인으로 송금을 한다.
―물론 현금결재가 가장 이상적인 거래이긴 하지만 실상은 다르지 않은가. 유독 휠라코리아가 현금결재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해운공사 직원으로 일을 하던 사회 초년병시절이었다. 요즘도 이름만 대면 세살바기들도 알만한 모 회사에 1년씩이나 밀린 돈을 받으러 가면 창구 여직원이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니 윗사람을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그 여직원에게 잘보이기 위해 아이스크림까지 사다바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거래가 형편없는 종속관계에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보다도 비즈니스 파트너를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휠라코리아가 말하는 투명경영이란 어떤 것인가.
▲우리는 10원짜리 하나도 감추지 않는다. 낱낱이 털어 세금 낼 것 내고, 떳떳하게 남긴다. 지난 10년간 우리가 벌어들인 순수익은 1500억원 정도 되며 이 중에서 약 1000억원을 세금으로 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도 급여에 대한 세금을 60억원이나 냈다. 세금 잘 낸다고 대통령이 표창장까지 줬다.
―한때 국내 최고액 월급쟁이로 명성이 자자했는데 요즘은 어떤가.
▲지난해 연봉은 29억9000만원이었다. 휠라코리아에서 22억5000만원을 받았고, 장애인용 전동스쿠터를 생산하는 제2의 업체 케어라인에서 7억4000만원 정도 벌었다. 이 중에서 13억6000만원을 세금으로 냈다. 한데 지금은 최고 월급쟁이는 아니다. 나보다 더 많이 받은 사람이 있다. 나는 2등이나 3등 정도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경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니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 나만 잘된 게 아니라 전국의 휠라대리점 가족들이 모두 다 성공했다. 지금까지 휠라상품을 만져 실패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무척 만족한다. 우리는 모두 다 이기는 '위닝게임'을 해온 것이다.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더불어 살자, 투명하게 살자'다. 최근에 출간한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산다'라는 책도 결국 투명경영을 이야기하고 있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기업과의 종속관계를 피해 4500만 소비자를 직접 상대할 수 있는 독자성이 확보된 일을 했으면 좋겠다. 큰 기업에 종속되어 그들에 의해 운명이 좌우되어선 결코 발전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경영인으로서 10년을 되돌아 봤을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지나.
▲나는 열심히 살았고, 많은 것을 이뤘다. 하지만 신체 여러군데가 고장나 수술대에 누워야 했을 만큼 건강을 잃은 게 너무나 아쉽다. 처음엔 기업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해도 좋다고 여겼다. 하지만 세상에 건강 만큼 소중한 건 없는 것 같다. 〈 스포츠조선 최재성 기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