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공식언급…美의회선 공개성명 등 후속조치 모색 ##


미국 국무부가 5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 대한 신변안전
조치 제공 의사를 밝힌 것은 황씨의 방미 문제가 양국간 외교현안으로
정식 등장했음을 예고하는 단초다.

미 국무부는 의회가 지난 5월 황씨를 초청하려 했을 때는 상당히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었다. 미 국무부는,
황씨를 의회 증언대에 세우려는 미 의회의 압력과 황씨의 조기 방미를
꺼리는 한국 정부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있어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리처드 바우처(Richard Boucher)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주와 연방의 법 집행기관들과 (황씨의) 안전 문제를 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미 정부 차원에서 황씨의 신변보호 조치에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한국정부의 황씨 방미 불허 방침과 관련, "한국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기 위해 한국정부와 대화하고 있다"고 말해, 황씨의
방미 문제를 놓고 한국 정부와 협의를 벌이고 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주미 한국대사관측은 "지금까지 국무부로부터 (황씨 문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듣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먼저 나서 국무부와 협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향후 관건은 한국정부의 이같은 부정적 태도에 미 국무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이다. 외교관계를 다루는 미 국무부의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미 의회가 황씨의
방미 문제를 계속 이슈화할 경우엔 이를 외면할 수 없으며 의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황씨를 초청한 한 당사자인 크리스토퍼 콕스(Christopher Cox) 미국 하원
공화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서면 성명을
통해, 여행의 자유는 기본적 인권이므로 한국정부가 황씨의 미국 방문을
막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역시 황씨를 초청한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헨리 하이드(Henry Hyde)
위원장측은 "다음주초까지 공식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한국 정부가 하이드 위원장의 보좌관인 짐 도란(Jim Doran)씨 등의 황씨
면담을 막은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 의회의 공화당 중진들은 독립기념일(7월4일) 휴가가 끝나는 다음주
공식적인 논의를 거쳐 성명 발표 등 후속 수단을 강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의 공화당 중진들은 한국 정부가 황씨의 방미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기존의 의구심을 재확인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미 의회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최근 탈북자 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밋밋한 태도가 워싱턴 정가에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보수파들을
중심으로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공화당은 앞으로 황장엽씨 방미와
탈북자 문제를 계속 거론함으로써 한국 정부를 본격적으로 견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미 의회 관계자는 이날 "특히
하원을 주도하고 있는 공화당이 다양한 카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