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원(NIH) 인간게놈연구소 유전병 연구실장 리사일
비세커(Lesile G. Biesecker) 박사가 서울중앙병원 주최
'유전체·단백체 연구와 미래의학' 심포지엄에 특강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인간유전자 지도 완성(게놈프로젝트) 발표 이후 일반인들이 곧 암
등 난치병 정복이 될 것 같은 지나친 기대를 하고 있다』며 『현재
이뤄지는 유전자 연구가 실제 임상에 적용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또 유전자가 모든 걸 다 결정한다고 오해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비섹커 박사는 미 펜실바니아 남동부에 폐쇄적으로 집단 거주하는 암만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유전자를 발견, 이를
유전학에 활용하는 등 유전병 질환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그는 『암만교 신자들은 수백년 동안 친족 내 결혼을 해서 심장기형,
손가락6개 등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그대로 후손에게 대물림되고 있다』며
『이런 유전 패턴을 연구하고 유전자를 규명하면 인간의 유전병을 예방,
치료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섹커 박사는 게놈프로젝트 발표 이후 유전자 연구의 변화 대해 『과거
5~10년 전 하나의 유전자를 찾는 데 25명의 연구원이 5년 걸리던 것이
최근에는 한 명의 연구원이 1년이면 끝낼 수 있다』며 『유전자 연구
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다』고 전했다.
최근 유방암, 위암 등의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가 발견된 환자들에게
유방이나 위를 미리 잘라 없애는 예방 수술을 시도하려는 추세에 대해
그는 『환자의 가족력이나 환자가 처한 암발생 위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암 발생 확률이 몇 퍼센트가 아니라 환자가
얼마나 암 발생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환자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에게『현재 한국에는 호기심, 비만, 우울증 유전자 등을 검사해주는
바이오 벤처기업이 많은 데 그러한 것들이 실제 효과가 있냐』고 물었다.
그는 『유전자 검사가 발달한 미국에도 그런 검사를 상용으로 하는
업체는 없다』며 『「네이처」등 전문 학술지에 지적 능력이나 비만 등과
관련된 유전자가 규명돼 발표되나 그러한 것들이 실제 임상에서 의미를
지니려면 상당한 연구가 더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