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DNA뱅크, 곧 씨받이은행에서 일본 여성의 난자를
매입한다는 광고를 내어 일본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의하면 이 씨받이은행은 100여명의 한국여성
난자제공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선택된 이들 여성으로부터 채취한 난자와
불임부부의 남편 정자를 수정시켜 아내나 대리모의 체내에 이식해서
아이를 낳는 구조다. 제공자는 22세 이상이 원칙이요, 키 몸무게 혈액형,
머리나 눈썹·살결의 특징, 그리고 학력 지능지수를 등록해야 하는데
값은 밝히지 않았으나 일본 여인이 미국에 난자를 팔 때는
60만~120만엔이라 하니 한국돈 1000만원 안팎이다. 이식에 즈음해서는
난자 정자를 제공한 유전상의 아버지 어머니로서 태어날 아이에 대한
아무런 권리·의무가 생기지 않는다는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우리 전통에 아이 못 낳는 것이 아내 때문일 때는 직업적으로 아이를
낳아주고 다니는 씨받이부인과 합방시켜 씨를 받고, 아이 못 낳는 것이
남편 때문일 때는 외간 남자를 납치하여 합방시켜 씨를 내리는 관행이
있었다. 곧 난자 매입은 씨받이요, 정자 매입은 씨내리에 해당된다.
씨받이는 직업 씨받이부인을 들여 합방시키는데 그동안 목석처럼
비인간화돼 있어야 한다. 아기를 배면 낳을 때까지 골방이나 외딴집에
격리 감금되어 살아야 했다. 아들을 낳으면 그 대가로 벼 열 섬 남짓
받고 생모내색을 않기로 약정하고 떠나가며, 딸을 낳으면 양육비 붙여
부인에게 떠맡겨 버린다. 자라서 무당이 돼 나가거나 씨받이부인으로
대를 물리거나 한다.
한양에 과거보러 온 서생이 곧잘 납치되어 씨내리를 당하는 사례가
문헌에 나온다. 밤중에 종가를 거닐면 장정들 몇이 달려들어 부대에 담아
메고 구불구불 골목길을 누빈 끝에 담 안으로 던진다. 부대 속에서
나오면 방 안으로 모시는데 주안상과 금침이 마련돼 있어 한잔 마시고
합방을 한다. 새벽닭 울면 다시 부대 속에 담아 납치했던 현장에
풀어놓는 바람에 씨내리 집을 알 길이 없다. 시골에서는 뜨내기
소금장수나 젓갈장수 땜통장수를 금품으로 유인하여 씨를 내리고
떠나가게 하기도 했다. 이 비정의 씨받이 씨내리가 난자 정자로 채취되어
간소화 국제화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