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내려져 30일부터 백화점과 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이 사실상
중단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 분당·일산 등 신도시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온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는 28일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73조의 2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백화점이나 할인점은 기본적인 업태가 고객운송이 아닌 상품
판매로, 이들의 무분별한 셔틀버스 운행은 공공성을 띤 여객운송사업체의
경영에 타격을 줌으로써 여객운송질서 확립에 장애를 가져왔다』며
『따라서 이를 제한하려는 법 조항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셔틀버스 운행은 형식상 무상이지만 운송비가 결국
상품가격에 전가돼, 실질적으론 법률상 금지된 자가용자동차의
유상운송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시행되는 30일부터 전국 2500여대로 추정되는 백화점 및 대형 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은 사실상 전면 금지되게 됐다. 작년 12월 개정된 이 법에
따르면, 백화점 등의 셔틀버스 운행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버스·철도 등 대중교통수단이 없거나 너무 멀어 불편한 지역,
백화점이나 대형유통업체 인근에 대중교통수단이 없거나 이용이 극히
불편한 지역 등에서만 시·도 지사의 허가에 따라 운행된다.

하지만 이런 예외 지역에서도 실제로 셔틀버스가 운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교통부 박상범 운수정책과장은 "그린벨트 안의
군소 마을처럼 대중교통수단이 없거나 너무 먼 지역의 고객을 위해선
운행할 수 있지만 타산이 안 맞아 업체 스스로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업체 인근에 대중교통수단이 없는 지역도
거의 없어 이들 지역 역시 셔틀버스 운행 허가가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셔틀버스를 이용해온 주민들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산신도시
강촌마을 이경아(41)씨는 "장보러 가려고 자가용을 모는 주부가
급증하면서 가뜩이나 심한 교통체증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셔틀버스 계속 운행을 요구하며 주민서명운동까지 벌였던 분당
입주자대표협의회는 "신도시 특성을 고려해 운행을 전면 중단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셔틀버스를 운영해온 전국 300여개의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고객 확보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버스 회사와 협의해 자사
앞을 지나도록 노선을 바꾸고, 자가용족이 늘 것에 대비해 주차장을
확대하는 한편 무료정비, 세차, 주유권 증정과 같은 다양한 사은행사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