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치지만 250야드는 날릴 수 있습니다.”
최영환(43)씨의 드라이버 샷은 호쾌했다. 경쾌한 타격음에 이어
거리표시기에 나타난 숫자는 '247'. 실제 필드에서의 런을 생각하면
250야드는 거뜬히 넘을 거리였다. 1m70에 72㎏의 다부진 체격. 남들과
다른 점이라면 오른 팔을 점퍼 주머니에 넣고 스윙을 한다는 것뿐이었다.
춘천시 약사동에서 '최영환 골프클리닉'을 운영하는 최씨는 왼손
하나만으로 프로골퍼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가평에서 태어난 최씨는
집안이 넉넉지 못해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
플라스틱성형공장에서 일하던 최씨는 78년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해 오른쪽
손목을 절단해야 했다. 돈을 모아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우고, 멋진
카레이서가 되겠다던 희망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실의에 빠져 있던
최씨는 80년 친지의 권유로 골프연습장에 취직하게 됐다.
"공을 쓸어 담고 나르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이 자는 새벽에 몰래 공을 치며 연습을 했지요."
최씨는 "한 손으로 클럽을 다루느라 처음엔 왼쪽 손바닥이 다 까져서
아무것도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골프의 매력에 빠졌지만 '한
손으로 골프 치는 법'을 가르쳐 줄 프로는 없었다. 최씨는 혼자 책을
보며 독학을 했다. 클럽을 잡을 수 없는 오른 팔을 점퍼 주머니에 찔러
넣고 스윙하는 방법도 혼자 생각해냈다. 의수를 사용할 생각도
했지만 스윙 때 부상위험이 있어 포기했다.
최씨는 각고의 노력 끝에 88년 세미프로 자격을 따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연구를 한 덕분에 충실한 레슨이 가능했고, 중·고등학교 골프팀의
코치로 일하기도 했다. 99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자인 김영(21)도 그에게
'한 수' 배웠다. 최씨는 주위의 도움으로 올해 초 자신의 이름을 단
실내연습장을 냈다.
최씨는 "골프가 아니었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며 "열심히
연습을 해서 2부투어인 KTF투어에서 프로 골퍼의 꿈을 이루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