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플링 교환하고 친구 캠코더로 촬영 ##


젊은 커플들 생각이 확 바뀌고 있다. 결혼식은 간소하게, 출발은
소박하게.
결혼식과 집 마련까지 모두 부모에게 의지하는 예가 아직도 많은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자신의 힘으로 치른다'는 생각이 젊은층에서
확산되고 있다. 청첩장은 이 메일로 대신하고, 예단은 없애고, 예물은
두사람의 커플링으로 줄이고, 혼수는 있던 물건을 그대로 쓴다.

역삼동의 한 정보통신 회사 컨설턴트로 일하는 김빈(23)씨는 지난달12일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 조태형(29)씨와 상의 끝에 친구와 선후배들에게는
이메일로 결혼 소식을 알렸고 양가 어른들께 보낼 청첩장은 양쪽 합해
100부를 찍었다. 예단은 생략하고, 예물은 요즘 많이 나오는 20만원짜리
커플링 세트로 대신했다. 결혼식장은 대학 동문회관. 비디오 촬영도
친구가 개인용 캠코더로 찍었다.

김씨는 "제한된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데, 어떻게 하면
실속있고 저렴하게 결혼식을 치뤄 나머지를 가정을 꾸리는 데 쓸 수
있을까에 관심있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고 했다.

지난달 13일 결혼한 회사원 최희정(28) 최효묵(28)씨 부부도 마찬가지다.
신랑이 자취하던 곳이 신혼집. 세탁기만 새로 사고 웬만한 세간은 새로
살 필요가 없었다. 양가 친척, 친구, 회사 동료 다 합쳐서 150여명만
초청한 결혼식 비용은 야외 촬영까지 230만원에 끝냈다. 신혼여행은
동해로 1박2일로 갔다 왔다. "혼수와 결혼식 비용 줄인 것으로 나중에
집 살 때 보탤 거예요." 최희정씨는 "결혼식 비용을 많이 줄인 대신
결혼 생활은 여유롭게 시작한다"고 자랑했다.

소비자보호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혼식의 평군 소요비용은 약
7539만원. 도시 가계 월평균 소득의 35배가 넘는 수치다. GNP 대비
비용으로 따졌을 때, 미국의 4.8배 일본의 3.3배, 대만의 3.7배에
이른다. 소비자 보호원 황정선 연구원은 "혼례비용으로 1년에 우리나라
GNP의 6%가 넘는 25조원이 들어간다"며 "20ㆍ30대를 중심으로 이같은
호화 결혼 풍조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조사 결과, 결혼식장을 찾은 사람의 50%가 식장
안에 들어가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www.life21.or.kr)에서는 예비커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표준 혼인 모형'을 제시한다. 약혼, 함, 신혼살림,
예물, 예단, 예식장소, 예복, 하객초청, 피로연, 축의금 등에 대해
여러가지 조언을 실어놓았다.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비용은 알차게 내용은 눈물나게', '먼저 실천하는 용기' '이목,
체면, 과시는 가라!'등의 항목으로 나눠 모아놓은 간소결혼 사례도
실제로 검소한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에게 꽤 유용하다.

"폐백 음식 대신 꽃을 놓고 양가가 함께 인사하는 등 기존의 스타일을
깨는 사례가 많습니다. 예물을 간소하게 하는 합리적인 결혼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셈이지요." 건전혼례운동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신산철 국장은 "이런 시도가 한 개인의 사례로
끝나지 않고, 사회적 흐름이 될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