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로부터 ‘7세이상 시청가 ’로 보기엔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란 지적을 받은 ‘드래곤 볼 ’(위쪽)과 ‘디지몬 어드벤처 ’.


괴물의 코가 드릴로 변해 상대방의 엉덩이를 찌르고 박격포처럼 생긴
쇠망치가 총알을 난사한다. 칼을 던지자 한 괴물이 대신 맞고
죽는다.(KBS2 '디지몬 어드벤처')

무천도사가 남자아이를 제자로 받아주지 않는다.여자아이가 자신이 새로
산 수영복을 입고 찾아가겠다고 제의하자, 허락을 한다.(SBS '드래곤
볼')

오후 5~6시대 어린이 시청시간대에 방영되는, '7세 이상시청가' 등급을
붙인 TV만화영화 내용이다.

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2월 1일부터 6월 6일까지 KBS MBC SBS 등
TV3사의 어린이 시간대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20개를 조사, 내용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데다 프로그램 등급도 적절하지 못하게
매겨졌다는 결론의 모니터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YMCA는 이 보고서에서 "전체 20개 만화영화 중 7개의 연령등급이
적정하지 못하다"며, "만화영화 전문채널인 케이블TV 투니버스에서
15세 이상시청 등급으로 표시하고 있는 '드래곤 볼'이 지상파TV인
SBS에서는 7세 이상시청 등급을 붙이고 있어 등급 상향조정이
요망된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KBS의 경우 12세 이상 시청가인 '고질라'가 주로 7세 이상
어린이 시청층이 많은 오후 5시 5분에 편성됐으며, 오후 6시~6시 30분
사이에 7세와 12세, 15세이상 시청등급 프로그램이 혼재돼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역시 '12세이상시청가'인 '런딤'이
오후 5시 20분에 편성돼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EBS는
'12세이상시청가'인 '심슨가족'을 가족시청시간대로 적절히
배치했다는 평을 들었다.

YMCA는 "현행 방송 프로그램등급제가 일관성없이 등급표기를 하고
있다"며, KBS '사이버영혼 바스토프레몬' '비밀일기'처럼 같은
시리즈인데도 어떤 때는 7세, 어떤 때는 12세이상으로 표시, 시청지도에
혼란을 준다고 비판했다.

단순한 연령등급 표시 외에도 내용등급제도 병행해 해당 프로그램 내용이
폭력적인지 선정적인지, 또는 방송언어가 어린이에게 적절한지 등을
밝히는 일도 필요하다고 이 보고서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