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길
달라이 라마 지음 ·진우기 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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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영적 지도자다. 자신은 붓다의 진리를
실천하는 평범한 비구라고 하지만 그는 이미 종교를 초월하여 누구보다
존경받고 있는 각자인 것이다. 그런데 그의 방한은 또다시
정치적인 이유로 무산되는 모양이다. 아쉽지만 육성이 절절하게 담긴
책을 통하여 그분과의 친견을 대신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깨달음의 길'(원제: The Path to Enlightenment)은 티베트 불교의
전통적인 수행법 '람림 명상'에 관해서 그가 강설한 내용을 정리한
법문집인데, 앞서 출간된 책들보다 깊이가 있고 체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특히 제 10장 '보리심을 내는 일곱 가지 명상법'이나 제 11장
'대승의 수행'에서 펼치는 그의 강설은 더욱 빛을 발한다. 단순 명쾌한
논리로써 인간으로 살아가는 기쁨과 우리들의 가슴에 씨앗처럼 묻혀 있는
선을 싹틔워 '아, 나도 보리심을 내어 보살행을 닦을 수 있구나'
하는 발심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이와 같이 우리에게 진리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보살행과 다르지 않다. 델리 대학에서의 일화이다. 그는 강연 후 바로
인도 대통령과 점심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한 학생이 강연이 끝난 뒤에
질문했다. 수행원이 대통령과의 약속을 거론하며 그를 재촉했다. 그러자
그는 학생의 말에 깊이 있게 답변한 후 말했다. "내가 한 나라의
대통령과 어린 대학생을 차별한다면 나는 더 이상 나를 달라이 라마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이 때 청중은 달라이 라마의 아름다운 태도에 감동하여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달라이 라마의 따뜻한 마음이고
자비가 아닐 것인가. 책 속에서 그의 이 말씀도 폭포의 울림으로 남는다.
"내 종교는 사랑과 자비입니다. 불교도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사랑과
자비는 모두가 귀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정찬주·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