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전반기 막바지인 지금쯤이 슬슬 지치기 시작하는
때다. 무더위와 함께 장마가 시작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팀들이 시즌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무리 훈련에 이어 동계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훈련을 통해 강한 체력을 만들고, 지금과 같은 힘든
시기에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어떤면에서는 지금이 어느 선수가 비시즌 동안 가장 열심히 체력을
강화하고, 단련했는지를 검증 받는 때이기도 하다. 체력은 기술에
앞선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체력의 뒷받침 없이는 소화해내기가
불가능하고, 강한 체력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이 나오는 법이다. 또한
강한 체력은 실수를 줄여주고, 부상의 위험에서도 멀어지게 한다. 강한
팀의 제1 조건이 선수 개개인의 강한 체력인 것이다.
LA 다저스의 박찬호(28)가 미국프로야구에서 '어느 팀에 가도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으며 연봉 2000만달러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은
서양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강한 체력이 밑바탕이다. 박찬호는 지난
94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한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없을
정도로 놀라운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팔꿈치 근육이 뭉치거나
가끔 허리 통증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정도는
프로야구선수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직업병'이다.
지난 20일 3년5개월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종범(31)이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자신의 체력을 믿기 때문이다.
올시즌 '2강 체제'를 구축해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현대의 저력도 스토브리그 동안 다른 팀보다 더 빨리 몸만들기에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 두팀 모두 다른 팀이 선수협 사태 수습에 매달려
있을때 먼저 훈련을 시작해 '내일'을 준비한 덕분이다. 특히 삼성은
선수협 파동중에도 지난해 12월의 한달에 걸친 하와이 특별훈련에 이어
지난 1월15일 가장 먼저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해 무려
50여일간의 장기 해외훈련을 통해 강한 체력을 길렀다.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외국인선수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은 기량
못지않게 체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후반기에는 외국인 선수의 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선천적인 그들의
체력 때문이다. 70년대 한국 체육진흥의 슬로건은 '체력은 국력'이었다.
개인의 체력이 곧 나라의 힘이듯 장기레이스를 펼치는 프로야구에서
선수 개개인의 강한 체력이 곧 팀성적으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 스포츠조선 부국장 겸 정보자료부장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