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고 또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박학다식한 사람이라도 세상의 일부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모르면
답답하고 이런 마음이 우리를 앎의 길로 인도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 지 모르고 살아간다. 오히려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차라리 백지라면 새로 쓰면
간단하지만 부정확한 지식은 편견과 아집에 빠지게 한다. 편견과 아집은
그것이 편견과 아집이라는 것을 알기가 어렵다. 그리고 설사 알아도
그것과 관련된 습관들이 있어서 그 습관들을 고치기가 편견과 아집을
깨뜨리는 것보다 더욱 힘이 든다.
결국 모르는 것보다 잘못 안 것의 폐해가 더욱 심각한 것이다. 모른다면
답답할 망정 폐해는 없지만 잘못 알면 진실을 거부하고 왜곡하여
거짓이라고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공자는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 아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렇게 한다면 비록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속이는 잘못은 범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것을 아는 것보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변별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알되 잘못을 고치지 못하면 안다고 할 수 없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앎의 조건이며, 거짓을
버리고 진실을 따라 행동하고 실천할 때 진정 안다고 할 것이다.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