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설치를 추진하는 서안양변전소가 전자파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한전은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2383.8㎡ 부지의 지상 5층, 지하 3층
복합건물이 세워진 후 임대, 지하에 2004년까지 120MVA규모의 변전소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변전소 벽을 타고 나오는
전자파와 자계파로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며 건립 반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안양에는 각각 240MVA규모의 안양, 평촌, 동안양 변전소가
있으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 증가와 벤처기업의 급증으로 2003년 말이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건립 경과 =한전은 97년부터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 부지를 확정하고
지상 8층, 지하 4층 복합건물의 지하 2층∼지하4층에 변전소 설치를
추진했다. 주민들이 '전자파 발생으로 주거환경 악화가 우려된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안양시는 99년 2월 변전소가 들어설 건물의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했다. 하지만 건축주는 이에 반발, 안양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작년 1월 건설업체의 승소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건축허가가 새로 났고, 지상 5층, 지하 3층으로 규모를 줄인 뒤 현재
터파기를 위한 기초공사 중이다.

한편, 주민들은 올해 5월 새롭게 '서안양변전소 건립 반대 대책
추진위원회'를 개편하고,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 주민들 주장 =대책위는 "변전소 건립 예정지 주변에 박달초, 안양고
등이 인접해 있고, 7개 대단위 아파트단지 6400여 가구가 모여있는 주택
밀집지역으로 전자파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변전소
부지는 박달초와 1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등·하교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게 주민들 주장. 대책위 박희춘(47) 공동대표는
"시 외곽지역에도 부지가 많은데 왜 하필 주거지역 한복판에 변전소를
세우려고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달 말까지 단지별 집회를 가진
후, 30일 대규모 공동 집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밖에도
1만명 서명운동에 나섰으며, 학생 등교 거부까지 나설 태세이다.

◆ 한전 입장 =박달동 부지는 외곽지역 등 9곳에 대한 예정지 검토 후
최종 선정된 곳으로 조만간 공사가 시작되지 못하면, 2003년 말부터는
공장·공동주택 등에 신규가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한전의 입장.
한전 수원전력관리처 관계자는 "전력수요가 많은 도심지의 경우, 대형
건물 지하에 전기공급시설을 설치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 대치동
POSCO빌딩, ASEM 빌딩 지하에도 이미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예상되는 전자파 세기는 규제치의 0.2%밖에 되지 않는다"며
"주민인식을 바꾸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설득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안양시 입장 =안양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 이미 주민 민원을
이유로 한차례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했지만 법원에서 패소했기 때문.
안양시 관계자는 "한전 측이 다른 부지를 선정하거나, 송전선로
지하화를 적극 추진해서 주민 민원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원만히
해결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