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마라도나는 86년 멕시코월드컵서 아르헨티나를
정상에 올려 놓으며 브라질의 펠레 이후 최고의 스타로 추앙받았다. 그는
월드컵서 3회 우승하고 현역시절 1000골 이상을 터트린 펠레에게
기록에선 한참 뒤진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행'으로
유명세에선 결코 밀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기행'은 '신의 손' 사건. 마라도나는 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서 2골을 터트려 2대1 승리를 이끌었지만 핸들링 반칙
시비에 휘말렸다. GK와 부딪칠뻔한 상황에서 손과 머리로 함께 볼을 때려
첫 골을 넣었다는 것. 기자들의 추궁을 받은 마라도나는 "약간은 신의
손에 의해, 또 약간은 머리에 의해 골이 들어갔다"는 '명언'을 남겼다.
아르헨티나는 '신의 손' 덕분에 결승까지 올라 서독을 꺾고 우승을
했고, 마라도나는 MVP를 차지했다.

마라도나는 90년 이탈리아월드컵서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을 이끌며
상한가를 올렸으나 94년 미국월드컵 땐 금지약물 복용으로 망신을
당했다. 에페드린을 복용한 사실이 들통나는 바람에 중도 귀국하고
15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것.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뛰던 91년에도 마약복용으로 15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도 마라도나는 정신을 못차리고 계속 마약을 복용했다. 97년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할 때도 마약에
중독돼 있었다. 하지만 계속 돈으로 의사를 매수해 빠져나갔다. 심지어는
스위스에서 몰래 만든 검사결과를 내놓으며 도핑 테스트를 피할 때도
있었다.

한때 쿠바에서 마약중독 치료를 받던 그는 취재진 차량을 파손하는가
하면 "총으로 쏴 버리겠다"고 협박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해
11월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도요타컵을 보려 가려고 비자발급을 신청했다가
마약복용 전력을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그의 돌출행동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99년엔 TV 인터뷰 도중
교황에게 욕설을 해 말썽을 빚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아르헨티나
'채널9'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에게 두차례나 "창녀의 아들"이라는 뜻의
욕설을 해 카톨릭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마라도나는 지난 95년 한국에 와서도 '색다른 행동'으로 일관했다.
자신이 OK한 일정을 지키지 않고 좌충우돌하며 제멋대로 스케줄을 바꾼
것. 한번은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동대문운동장에서 몸을
풀고 싶다"며 승용차에서 뛰어내려 도로에서 입씨름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소동을 일으켰다. 또 "딸의 어금니에 구멍을 뚫어 만든 귀고리를 잃어
버렸다. 당장 찾아내라"고 으름장을 놔 숙소인 서울 타워호텔에 비상이
걸리게 했다. 그런데 결국 어금니 귀고리는 그의 방에서 나왔다.

〈 스포츠조선 신향식 기자 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