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병규

“저 오늘 만루홈런 때린 거 처음이었어요. 내일 신문에 크게 나나요?”

8일 잠실 SK전에서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LG 이병규는 경기 후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97년 입단 후 국내프로야구에서 최고스타로 이름을
날리는 그지만 '첫 경험'에 신인처럼 흥분했다. "대학시절 2개를 때린
기억이 나네요. 그동안 만루찬스가 수없이 많았는데 오늘 처음
때려봤어요. 이렇게 기분이 좋은 것인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올 시즌 들어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을 기록한 선수 중엔 지난해
홈런왕(40개) 박경완(현대)도 포함돼 있다. 박경완은 쌍방울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프로생활 10년간 149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주자를 꽉 채운
상태에서 아치를 그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민호 심재학(이상
두산)도 늦깎이로 만루홈런의 기쁨을 누린 선수들. 한화 이영우는 4월
21일 두산전에서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을, 그것도 대타로 나와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로선 프로 11년간 무려 8개의 만루홈런을 때려낸
김기태(삼성) 앞에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노릇.

이병규의 동료인 유지현 역시 6일 SK전에서 연장 10회말 첫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힘보다는 정확성을 앞세운 타격 때문에 홈런이 많지 않던
유지현은 끝내기 안타는 몇 차례 기록했지만 홈런은 처음이었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 강동우(삼성) 전근표(현대) 역시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을 때리며 '영웅'이 된 기분을 맛봤다.

투수들 중 늦깎이 첫 경험을 한 선수 중엔 LG 신윤호가 눈에 띈다. 공은
빨랐지만 컨트롤이 뒤죽박죽이어서 '미운 오리' 신세였던 신윤호는 5월
8일 수원 현대전서는 95년 입단 후 처음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데
이어, 5월 18일 광주 해태전에선 첫 세이브를 따내며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물론 '첫 경험'이 모두 짜릿한 것은 아니다. SK 송재익은 5월 25일
LG전에서 1루주자로 나와 후속타자 안타 때 2루 베이스를 밟지 않는
바람에 '루의 공과'로 아웃되는 수모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