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5위 → 공동3위 → 2위 → 역전우승.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5)가 미국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나흘간 밟아온 순위
계단이다.

메이저 다음의 권위를 인정받는 이 대회 최종 4라운드가 열린
4일(한국시각) 오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뮤어필드빌리지골프클럽(파72). 17번홀 티샷을 마치고 이동하면서 폴
에이징어(41)는 우즈에게 말했다. "오늘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해
미안하다." 좀처럼 하기 힘든 말이었다. 하지만 에이징어는 후배의
뛰어난 실력을 기꺼이 인정했다.

우즈는 이날 6언더파(이글1, 버디5, 보기1)를 몰아쳐 합계 17언더파
271타(68·69·68·66)로 메모리얼대회 3연패(련패)란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반면 에이징어는 2오버파로 부진, 세르히오 가르시아(21)와
나란히 7타 뒤진 공동2위에 자리했다.

PGA투어 정규대회 3연패는 톰 왓슨(52)의 바이런넬슨클래식(1978~1980)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지난해 이 대회 타이틀을 방어하고 메이저 4연속
우승의 위업을 시작한 우즈로서는 기분좋은 3연패다. 그는 한 주를 쉰 뒤
14일 시작하는 2001 US오픈에서 타이틀 방어 겸 메이저 5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경기를 시작할 때의 스코어는 에이징어가 12언더파 선두, 우즈가
11언더파 2위였다. 에이징어는 첫홀(파4·451야드)을 버디로 장식하면서
13언더파로 앞서갔다. 하지만 2타차의 리드는 5번홀(파5·527야드)에서
우즈가 친 2번 아이언 세컨드샷 한방으로 깨졌다.

큰 개울이 페어웨이 왼쪽을 끼고 그린 앞까지 흐르는 이 홀에서
에이징어는 3번우드를 뽑아 들었지만, 볼을 물에 빠뜨려 보기를 범했다.
우즈는 2번 아이언으로 249야드를 날려, 핀 약 1.5m 지점에 세웠다.
오르막 라인의 쉬운 이글 퍼팅 성공. 14언더파 선두로 나선 우즈는 뒤도
안돌아보고 내처 달렸다.

메모리얼대회 창설자이자 뮤어필드 코스를 설계한 잭 니클로스는 "내가
골프를 시작한 이후 타이거 우즈처럼 압도하는 선수를 보지 못했다"고
그가 최고임을 인정했다. AP도 "이제 그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타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