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작품에 반해서 저자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 작가가
강연회라도 열면 만사 제치고 달려간다. 친필서명을 받을 때의 느낌은
서태지 팬의 심정과 마찬가지다. 저자의 서명을 받은 책은 남다른 애정이
간다.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작가와 연결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어린이 책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이제 아동문학
분야에도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있다. 대형서점이나 어린이 책 전문서점,
도서전시회에서 어린이를 위해 '베스트셀러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종종 마련한다. 덕분에 어린이 독자들이 아동문학가나 그림작가와 만날
기회도 많아졌다. 좋아하는 작가와의 만남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꽤 오래 전 일이다. 어느 그림책 작가의 원화 전시회에 갔다. 작가는
그림책에 얽힌 일화, 채색한 재료, 글씨체에 이르기까지 질문마다 정성껏
대답했고, 아이 이름을 물어 적은 후, 그 밑에 서명도 해주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인지라 그의 새책이 나올 때마다 자연스레 눈길이 가곤 한다.
이런 기억도 있다. 몇 년 전 도서전시회에서 겪은 일이다. "얘, 이 책
재미있으니 니네 엄 마한테 사달라고 그래." 출판사 직원이라 해도 좀
심하다 싶어 흘깃 보았더니, 곧이어 "이 책 사면 내가 사인해줄게"하는
말이 뒤따라왔다. '작가가 어린아이에게 호객행위를 해야 할 정도로
출판계가 불황인가?' 잠시 헷갈려 하면서, '니네 엄마'인 나는 아이와
함께 조용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다음 주 6일까지 '서울 국제 도서전'이 열린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도
마련되었다. 도서전의 공식행사가 아니더라도 작가들이 마음만 먹으면
아이들과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출판사들도 그렇게 많은 어린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출판사를 키워 준
고객을 위한 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 출판사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라도
어린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기 바란다. 그리고 어린
손님들에게 좀더 정중히 대했으면 좋겠다.
( 어린이도서관 ‘가정독서지도’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