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교회에 자유를" 비판에 교황청 후끈 ##
로마 교황청과 세계 각 지역 교회의 관계를 둘러싸고 교황청 고위 성직자
간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당연시되어 온 교황청의 지역 교회
통제를 내부에서 비판하고 나온 사람은 최근 그리스도교 일치평의회
의장이 된 발터 카스퍼 추기경(68). 이에 대해 기존 입장을 옹호하는
인물은 '가톨릭 정통 신앙의 수호자'로 불리는 신앙교리성 장관 요셉
라칭거 추기경(74)이다. 두 사람은 모두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가톨릭
신학자로 교황청 내 신-구 세대를 대표한다.
카스퍼 추기경은 최근 미국의 가톨릭 통신사인 CNS(Catholic News
Service)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청과 지역 교회 사이에 균형이 깨졌으며
이 때문에 많은 주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가톨릭은 권한이 지나치게 교황청에 집중되어 있다"며 "지역 주교는
교황의 대리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파견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카스퍼 추기경은 지역 주교들은 교황청과 신자들 사이에서 딜레마를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황청에서 요구하는 대로 하면 지역 실정에
맞지 않아 신자들이 반발하고, 교황청에 소극적으로 응하면 순명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해결책은 지역 주교들에게
책임있는 결정을 내릴 충분한 자유를 주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청의 주류를 대표하는 라칭거 추기경은 한 학술회의에서
"교황청은 '보편 교회'로서 지역 교회들에 대해 명백한 우위성을
갖는다"며 카스퍼 추기경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전통적인
교회의 개념은 결코 지역 공동체로 축소될 수 없다"며 "세례와 성체
성사, 주교의 직무 등에 나타나는 것처럼 보편 교회는 지역 교회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실재"라고 주장했다.
라칭거 추기경은 1977년 추기경이 됐으며 1981년부터 가톨릭의 신앙적
기준을 결정하는 신앙교리성 장관을 맡고 있다. 카스퍼 추기경은 지난
2월 다른 43명과 함께 새로 추기경에 선임됐으며 3월에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들과의 대화를 담당하는 일치평의회 의장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