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5시10분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 앞. 미술관 앞을
순찰하며 지나가던 서울경찰청 3기동대 37중대 소속 전경 정지홍(22)
수경과 최주혁(21) 상경은 학부모로 보이는 십여명의 사람들이 미술관
입구에 모여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바로 달려갔다.

겁에 질린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2층에 갇혀 있다. 이상한 가스가 가득
차 아이들이 쓰러져 있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건물에서 나오는
하얀색 가스를 확인한 정 수경은 최 상경에게 사고 발생 무전을 부탁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정 수경은 "무슨 가스인지도 몰라 순간 겁이 났지만 사람부터 구하고
보자는 생각에 2층으로 달려갔다"며 "유사시를 대비해 최 상경에게는
따라오지 말고 무전을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2층 문을 열자 하얀 가스가 가득 차 있는 가운데 40~50명가량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10여명씩 입구쪽으로 무리지어 쓰러져 있었다. 정지홍 수경은
가장 앞쪽에 있던 여자아이 둘을 양팔에 끼고 내려온 후 무전기를
건네받아 본부에 더 자세한 보고를 했다. 이 사이 최주혁 상경과, 무전을
듣고 달려온 종로경찰서 소속 양기해(39) 경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더 지체하면 위험하다고 판단, 1층에 있던 탁자로 2층 정문의
대형 유리창을 모두 깨뜨려 공기를 통하게 한 다음 구조활동을 계속했다.
이어 인근 지역을 경비중이던 나머지 중대원 70여명이 현장에 출동해
60여명의 피해자들을 끌어냈다. 가스가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
구조활동을 펼친 정지홍 수경과 최주혁 상경은 가스에 질식해 쓰러져
현재 강북삼성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금호미술관 소화용 이산화탄소 가스 누출
사건은 이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사망자 없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