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김대중 정부가 들끓는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오장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관련된 갖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왜 계속 모른
체 외면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 간단한 치료로 낫게 할 수 있는
질병도 방치하면 불치병이 되는 법이다. 오 장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그의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만 제기됐었으나 정부가 딴전을
피우고 있는 사이 「7대 의혹」으로 부풀었다. 야당이 집중공세를 펴고
있는 만큼 의혹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실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방관만 하고 있고, 당사자인 오 장관은
명예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 없으니 걱정마시라』고 말했다니
기막힌 일이다. 한술 더 떠 김 명예총재의 측근은 『오 장관에 대한 JP의
신임에는 변함이 없다』며 안심시켰다는 얘기도 들린다. JP의 신임만
있으면 오 장관에게 어떤 과와 오가 있어도 무사통과라는 발상은
정말 오만하기 이를 데 없다.
오 장관 주장대로 문제될 것이 없다면 진실을 밝혀 국민의 의혹을 풀고
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사직당국이 나서야 하며, 오 장관도 그걸
요구해야 마땅하다. 뒤가 켕기는 것이 없는데 왜 권력의 그늘에서 「문제
없음」만 되풀이하고 있는가 말이다. 오 장관은 야당의원으로 당선된 뒤
여당으로 옮겼고 그 후 자신이 관여하던 건설회사가 회생했을 뿐 아니라
부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위장매매를 한
의혹을 사는 등 미스터리 투성이다. 문제의 DS건설은 오 장관의 지원
아래 관급공사를 독식하다시피했다는 의혹과 함께 주유소 허위매각
신고와 학력 허위기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판이다. 정부는 마땅히
조사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이 정권의 「개혁」은 양두구육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