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좌우 어느 타석에서나 자유로이 타격을 할 수 있는 타자를
스위치 타자(switch hitter)라고 한다. 스위치 타자의 이점은
상대투수가 우완이면 좌측 타석에, 좌완이면 우측 타석에 들어서 불리한
대결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좌투수에게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좌투수의 희소성에 기인한 것으로 우완투수가 많은 야구에서 좌타자는
좌투수와 대결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위치 타자는
상대투수가 어느 팔로 던지건 항상 타자 자신에게 유리한 쪽에서 타격을
할 수 있으니 이길 확률이 높지만 그만큼 변신도 어렵다.
롯데 포수 최기문(28)이 지난 20일 인천 SK전에서 기록한 한게임
좌-우타석 홈런은 보기드문 진기록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99년
5월29일 전주 쌍방울전에서 세운 롯데 호세에 이어 통산 2호이지만
국내선수로는 최기문이 처음이다. 프로야구 통산 8395게임만에 나온
두번째 희귀한 기록인 것이다.
스위치 타자의 첫 좌-우타석 홈런의 주인공은 LG 박종호로 93년
5월4일과 6일 인천 태평양전에서 기록했고, OB(현 두산) 장원진도 95년
5월26, 27일 전주 쌍방울전에서 이틀에 걸쳐 양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적이 있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시카고 커브스의 오기 갤런이 37년 6월25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처음 한게임 양 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또 통산최다는
97년 LA 다저스에서 은퇴한 에디 머레이의 11차례이고, 두번째가 스위치
타자로 첫 타격왕에 오른 미키 맨틀로 10차례다.
그러나 한 이닝에서 좌-우타석 홈런을 날린 선수도 있다. 94년 4월9일
뉴욕 양키스와의 홈게임에서 클리블랜드의 간판타자인 카를로스
바에르가는 7회에 2점과 1점 아치를 그려 메이저리그에서 일찌기 없었던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한 이닝에 타석이 두번 돌아오기도 쉽지
않은데 그것도 양쪽타석에서 아치를 그려냈으니 진기록중의 진기록이
아닐 수 없다.
스위치 타자의 대부분은 우타자 출신이고, 타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발이 빠른 선수들이다. 좌타자는 이미 좌타자로서 유리한 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험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모두 우타자 출신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행한 2001프로야구 소책자에 스위치
타자(투타에 '우양'으로 표시)로 등록된 선수는 현대의 박종호, 두산의
장원진과 신인 김원섭, LG의 이종열, 한화의 신인 김대원 등 모두
5명이지만 삼성의 정경배 등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에 오른 박종호와 장원진의 성공적인
변신은 뼈를 깍는 노력의 결실이다. 최기문의 기록이 값진 것은 프로는
변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음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프로선수의 변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 스포츠조선 부국장 겸 정보자료부장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