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은 아쉬움이 크지만, 여전히
희망적인 요소가 많다.

2회말의 3실점은 여러가지 요인이 얽힌 대목이었다. 우선 선두 타자
질을 걸려 보낸 것은 박찬호의 실수. 신조와 해밀턴을 연속 플라이로
잡아 2사를 만들면서 한숨 돌린 것이 너무 일렀는지 8번 타자와 투수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았다. 그것도 투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였다.
셰이스타디움의 스피드건이 상당히 인색한 것을 감안하면 151km,
150km의 강속구 승부는 자신의 강점을 살린 적극적인 승부였다.

그런데 8번 오도네스가 때린 공은 그린의 판단 미스 같았고, 투수
리드의 타구도 수비 위치가 어정쩡해 보였다. 다만 문제는 공이 계속
높게 들어갔다는 점이다. 높아도 1회말 벤추라를 잡은 것처럼 아예 높은
유인구였다면 모르는데, 어설프게 높아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리고
말았다.

이날 전반적으로 제구력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2,3구가 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초반부터
투구수가 많아졌다. 그러면서도 2회말만 제외하면 경기를 잘
이끌어갔고, 6회에는 무사 만루의 위기도 무실점으로 넘겼다.
'컨디션이나 구위가 정상이 아닐 때도 자기 팀에 승리의 기회를 부여할
줄 아는 투수'인 특급투수의 덕목을 이날도 과시했고, 실제로 역전까지
나왔다.

우려되는 점은 박찬호에 대한 득점 지원(Run Support)이다. 올시즌
등판한 10게임에서 박찬호가 책임진 이닝 동안 팀득점이 0점인 것이
이날로 벌써 4번째다. 박찬호가 등판한 상황을 9이닝당 계산하면 득점
지원은 3.24점이다. 내셔널리그 득점 지원 랭킹을 보면 40위에 오른 톰
글래빈(애틀랜타)도 3.72점으로 박찬호보다 거의 0.5점이 높다. 1위인
커크 리터(샌프란시스코)는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무려 8.75점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2위인 마이크 햄튼(콜로라도)도 8.25득점을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불운이 끝날 때가 됐으니, 27일 휴스턴전에서는 행운이 다시
찾아들기를 기대해볼 수 밖에.

< 뉴욕=스포츠조선 민훈기 특파원 hk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