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인 여야 의원들과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정책 포럼은 기업·금융구조조정, 국가채무 등 경제현안들과 그
해결방안에 대한 몇 가지 합의를 도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우리 국회가 사사건건 비생산적인 정쟁과 갈등으로 반목하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여야 경제정책 브레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경제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려 한 것은 지극히 신선하고 바람직하다는
판단과 함께 포럼의 성과를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1박2일의 비록 짧은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포럼은 다급한 현안들을 거의
모두 다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포럼은 문제해결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정면돌파 대신 여야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문제를
우회하고 해결책을 호도했다는 인상 또한 지울 수 없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정부가 직접상환 의무를 지는 확정채무 외에도
정부채무보증, 연금 등 잠재적 채무와 공기업 채무 등을 합해 우리
국가채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한데 비해, 여당측은
국민채무는 120조원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맞서 왔다. 그런데도
이번 포럼은 "국가채무의 규모와 범위에 대해서는 여·야·정부간 시각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도록 노력키로 했다"고만 발표한 것이다.
최근 재계가 건의한 '출자총액 제한' 문제도 예외확대 등 정책과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한다며 사실상
문제를 피해갔다. 그동안 정책의 일관성 결여나 정치논리 등으로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던 부실기업 문제도 채권금융단 등 시장의 자율적인
결정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식으로 넘어갔고,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에 대한
국정조사나 청문회 개최 문제에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제정개정혁법의
제·개정 등 일부 합의를 제외한다면 구체성 없는 해결방안이 대부분인
합의문도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못해 앞으로 그나마 제대로 실행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