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용차로에 불법 주정차중인 0000호. 즉시 차량을 이동하십시오.
이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게 되니, 지금 즉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주십시오. CC-TV에 녹화됨을 알려드립니다."

한밤중에 웬 민방위훈련인가 싶었다. 요즘 매일같이 밤 11시쯤이면 서울
양재 전철역 근방의 버스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짜증스런
소음에 시달린다.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서초구청 단속반원들이
쩌렁쩌렁 확성기를 울리면서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곳은 불법
주정차 때문에 고질적으로 교통이 정체되는 구간이다. 교통소통을 위해
엄격한 단속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한밤중에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가뜩이나 소음에 시달리며 피곤한 몸으로 퇴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그 곳에서 다시 엄청난 소음에 시달리는 것은 너무
고통스럽다. 구청측에서 좀 더 지혜로운 단속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텐데,
너무 안이한 방식으로 죄없는 시민들만 괴롭히는 것 같다. 우리는
밤에마저도 조용한 환경에서 살 수 없는 것일까.

( 이희복 36·회사원·경기도 성남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