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지방정부와 지방언론이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선전시 우정신문잡지발행국은 지난 10일부터 광저우에서 발행되는
'남방도시보'의 선전시내 우체국 발송및 가판대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고, 이에 대해 남방도시보는 즉각 성명을 발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남방도시보는 중국 공산당
광둥성위원회 기관지인 남방일보의 자매지로, 경제와 생활 관련
뉴스가 많은 종합대중지이다. 선전시내 판매량 1위로 알려져 있다.
두 기관이 갈등을 빚게 된 것은 남방도시보측이 '발송 계약기간
만료'와 '비용절감'등을 이유로 우정발행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가판대에 신문을 공급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중국의 모든 신문 ·잡지는 우정국(우체국)의 '전국 통일
배달망'을 거쳐 독자들에게 전달되는데, 남방도시보측이 신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 '규제'에 감히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남방도시보의 '독립선언 '으로 권위를 손상당한 선전시
우정발행국은 지난 4월 30일 '통지'를 하달, "우정발행국을
거치지 않은 어떠한 인쇄출판물도 가판대 판매를 금지하며,
'남방도시보'를 판매하는 판매점은 300위안(元·약 4만원)의 벌금을
물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선전시내의 신문판매점에서는
졸지에 남방도시보가 자취를 감추게 되자, 신문사측은 선전 취재본부
기자와 판매원 300여명이 나서 10일 새벽부터 거리에서 직접 신문을
판매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선전시의 조치를 '지방보호주의'라며
공격했다.
이번 사태는 과거 정부 산하의 '선전수단'에 불과했던 중국의
언론기관이 자기들의 권익을 위해 (지방)정부와 당당히 대결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경=지해범특파원hbj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