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GK들이 고종수의 왼발슛(프리킥 포함)에 속수무책인것은 그의
슛에 상상할수 없을 만큼의 스핀이 걸려 비행경로와 낙하지점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종수가 왼발슛을 날릴때 볼에는 엄청난 회전력이 전달된다. 실제
스포츠조선이 고종수의 왼발슛을 연속으로 촬영해 영상분석해 본 결과
그의 왼발슛은 마구에 가까울 정도였다.

커브를 그리는 각이 야구 투수들에 버금갈 만큼 예리했다.

킥 방향과 볼의 비행경로가 무려 2.2∼3.1m나 차이가 나 GK로선 골문을
벗어나는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지만 볼은 최종적으로 골네트를 흔들고
만다. 뿐만아니라 고종수의 왼발슛은 좌우의 흔들림 못지않게 상하요동도
심해 야구투수의 커브와 싱커를 혼합한 구질을 연상케 한다.

따라서 그가 날린 볼을 방어하는 GK의 입장에선 볼이 골포스트나
크로스바를 벗어나는 것으로 오판하기 십상이다.

이는 엄청난 발목 유연성과 부단한 반복훈련, 타고난 감각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고종수는 상대 GK의 위치를 파악하고 슈팅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이
탁월해 GK들이 손도 쓰지 못하고 골을 허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그의 왼발에 걸린 볼은 마구로 변하는 것이다.

◇과학적 원리

고종수는 '과학자'다.

왜냐하면 그는 왼발슛에 고도의 유체역학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종수의 왼발슛이 효험을 보는 이유는 그가 볼에 작용하는 공기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어서다.

볼에 엄청난 스핀을 건 슛을 날림으로써 볼이 날아갈때 볼주위의
공기흐름을 최대한 불안정하게 만들어 공기 소용돌이(Air-Drag)를
극대화함으로써 볼의 비행궤도를 변화시키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베르누이의 정리'를 적절히 이용한 슛이다.

이는 상대 GK에게는 일상생활 또는 다른 선수들의 슛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으로 여러가지 판단착오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무심코 찬 듯한 고종수의 왼발슛에는 ▲볼과 그것에 관련된 공기의
흐름 ▲볼표면과 공기마찰 등의 과학적 요인들이 감각적으로 계산되어
있다.

◇골기퍼들이 본 고종수

▲김병지(포항)=고종수의 슈팅에 가장 큰 장점은 볼을 차는 포인트가
좋다는 것이다. 순간적인 발목 스냅을 이용해 굉장한 회전이 걸리도록
한다. 국내 선수 가운데서는 고종수같이 회전력이 큰 슈팅을 날리는
선수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또 하나의 장점은 고종수가 GK의
무의식적인 심리변화를 이용해, 슈팅을 날릴 타이밍에는 패스를 하고,
패스 타이밍에서는 슈팅을 하는 심리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서동명(전북)=한마디로 기막힌 슈팅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국내
선수들이 프리킥을 할 경우 대부분 벽을 쌓고 있는 수비수의 옆구리를
통과하도록 회전을 주는데 비해 고종수는 키를 넘겨 크로스바 바로
앞에서 떨어지는 드롭성 슈팅을 한다. 또 고종수는 볼을 차는 최후까지
GK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슈팅시 최후까지 GK를
지켜보고 있다가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회전을 줘서 GK로부터 공이
휘어서 달아나도록 한다.

▲정유석(부산)=고종수의 인프런트 슈팅은 다른 선수들이 강슛을 날릴
때 사용하는 인스텝 슈팅과 강도가 거의 비슷하다. 게다가 고종수의
슈팅은 회전을 마음먹은 대로 걸고 정확하기 때문에 GK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럽다. 여기에 상하좌우의 회전이 적절히 조화돼서 낙차가 크고
요동이 심하다. 고등학교시절부터 계속 고종수의 슈팅을 막아왔지만 최근
들어 그 정확도와 강도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느낌이 든다.

▲이용발(부천)=고종수 슈팅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슈팅을 해서 제대로 만 걸리면 아무도 막지 못한다는 강한 자신감이
볼을 차는 포인트를 안정되게 만들고 차분하게 수비수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기술적으로도 고종수의 슈팅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와
있다. 슈팅을 할 때 순간적으로 체중을 실을 줄 알고 그러면서도 정확한
미팅포인트를 잡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