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좋지만 어째 머쓱하다. 잔칫날마다 들러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이승엽(25)이 팀성적과 엇박자를 그리고 있다. 팀이 이기는 날엔
타격 성적이 형편 없고, 지는 날이면 홈런포가 터져나오고 있다. 5일
현대와의 대구 홈경기서도 팀은 7대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지만
이승엽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근 몇게임서 잇달아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현대와의 수원 경기서 홈런포 재가동에 나선 이승엽은 이후 8게임서 홈런
4방을 몰아쳐 5일 현재 한화 장종훈과 함께 공동 1위(8개)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이승엽이 홈런을 친 날 삼성이 이긴 경우는
지난달 29일 수원 현대전 뿐이다.

지난 3일 두산전, 4일 현대전이 대표적인 사례. 3일 팀이 8대14로
졌지만 이승엽은 홈런 포함 6타수 3안타 2타점의 좋은 성적을 남겼고,
4일에도 본인은 홈런을 추가하며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렸지만 팀은
5대8로 졌다.

5일 현재 이승엽은 홈런 공동 1위를 제외하고도 장타율 3위(6할5푼),
타격 13위(3할1푼1리), 타점 공동 6위(22타점) 등 고른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이 이기는 날엔
2할6푼3리(19타수 5안타), 3타점에 홈런 1개로 부진했다. 오히려 팀이
진 5경기에서는 4할2푼9리(21타수 9안타), 7타점, 3홈런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초반에는 이승엽이 홈런을 친 날 삼성이 모조리 이겨 '이승엽의
홈런=팀승리'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듯 보였다. 팀성적과 이승엽의 타격
성적이 같은 궤도상에 있었던 것.

기왕이면 다홍치마. 팀성적과 팀주포의 타격 리듬이 일치할 때
상승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매년 5월이면
이승엽의 홈런포가 활황세를 탔다. 5월의 나머지 경기에선 삼성과
이승엽의 궁합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궁금해진다.

〈김남형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