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군 수사팀이 박노항 원사의 입을 열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때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그를 접견한 H변호사는 1일 『박 원사에게 「어느 정도는 보따리를
풀어놓아야 당신도 살고 수사팀도 산다」고 말했지만, 고개만 끄덕일 뿐
마치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라』고 말했다.
수사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검거된 박 원사는 지난 일주일간의
조사에서 도피비호 세력과 거물급 병역비리 대목에선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거짓진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사는 검거 직후 군
수사팀이 준 백지에 자신이 저지른 10여건의 병역비리를 적었는데 2건은
전혀 포착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건이어서 수사팀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나머지 사건들은 이미 1~3차 병역비리 사건 수사 때 이미 처벌한
사건들로 확인됐고, 새 사건에 대해서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록을
봐야 생각날 것 같다』고 해,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선 진척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또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가 연루된 사건의 관련자 진술조서와
자료를 보여주면 『당신은 몇 년 전 일을 일일이 기억할 수 있느냐』고
신경질을 내면서 『내가 소개한 사건이 아닌 것 같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30일 자신의 도피행각을 도와준 김모(54) 여인 구속 사실을
알고는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수사팀 관계자는 『박 원사가, 김 여인
영장청구 사실을 알려주자 「난리를 치면서」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면서 『그는 「김 여인 아들의 병역비리 공소시효가
지나면 자수하려 했는데…」라며 괴로워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 원사가 27년간 헌병 수사관으로 오랜 수사경험이 있는
데다 도피생활 3년간 수사 예봉을 피하는 방법만 연구한 것 같다』면서
『구체적인 증거를 들이대야만 마지못해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사 결과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검·군 수사팀은 방증자료를 확보해야만 그의 입을 열 수 있다고 보고,
그와 접촉한 인물들에 대한 보강 조사와 관련자료 수집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