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전에서 김병현(애리조나·22)은 마운드에
나갔다가 그냥 벤치로 돌아오는 일을 겪었다. 10-7로 앞선 8회에 등판,
잘 막고 9회에 다시 공을 잡았으나 봅 브렌리 감독은 즉각 브래트
프린츠로 투수를 교체해버렸다.
경기후 김병현은 "9회에 투수를 교체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나갔다. 나중에 감독이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브렌리 감독이
왜 그랬을까. 깜박 잊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조금은 앞서가는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김병현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올시즌 들어 브렌리 감독이 김병현에게 확실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구위나 자질면에선 나무랄데 없는 투수지만
중요한 순간에 한번씩 삐끗한게 마음에 걸리는게 분명하다.
초반 김병현이 삼진퍼레이드를 이어갈때 보비 위트, 브라이언 앤더슨
등 선발진이 잇달아 부상 선발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을 때 김병현은
선발후보에 끼지 못했다. 3이닝 9탈삼진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지만
투구수가 많았던 게 오히려 브렌리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브렌리 감독은 한국기자들에게 "BK를 올시즌에 선발로 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까지 이야기 했다.
지난 25일 마무리인 매트 맨타이가 부상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브렌리 감독은 마무리 후보로 프린츠를 거론했다. 물론 나중에
김병현도 같이 마무리로 쓰겠다고는 했지만 프린츠가 올해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신참인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정이다. 더군다나 김병현은
지난해 마무리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던 경험자다. 아마 25일 ⅓이닝
동안 5실점했던 내용이 브렌리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던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김병현이 해야 할 일은 딱 하나다. 바로 감독의 믿음을 얻는
일. 김병현은 "왼손타자든 어느 팀이든 벤치에서 믿고 내보내 주면
얼마든지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신뢰 회복'이란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스포츠조선 신보순 특파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