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무협 영화 선풍을 일으켰던 '비천무'가 25일 최악의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올해 처음 제정된 '레디 스탑'(Ready Stop)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신현준)ㆍ녀(김희선) 주연상, 인기상을 휩쓸었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종상 시상식에 앞서 성균관대 앞
영화카페에서 열린 시상식은 조촐하지만 웃음 넘쳤다. 물론 수상자는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상은 미국 아카데미상에 하루 앞서 시행되는
골든 래즈버리상을 본딴 것. 상 이름은 촬영 때 외치는 '레디 고(준비,
시작!)'을 비틀어 붙였다. 대학생, 웹사이트 기획자 등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로 이뤄진 레디스탑상 운영위원회는 이번 시상에 복사비와 상장
제작비 등 30만원을 썼고 상장은 해당 영화사와 매니지먼트사에 택배로
보낼 예정. 15일부터 24일 자정까지 10일간 인터넷(www.readystop.com)
설문 조사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최다 수상작 '비천무'는 4개 부문을 기록했지만 남녀 신인상 부문을
빼고 6개 부문에 모두 후보를 낸 영화는 '비천무'와 '단적비연수'
2편. 영화제 관계자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 주연상 각본상, 인기상에
모두 후보를 낸 단적비연수가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녀 주연상을 놓고 최진실, 장진영,
김석훈, 홍콩 배우 여명이 각축을 벌였으며 남녀 신인상은 모두
'미인'의 오지호ㆍ이지현이 차지했다.

'비천무' 제작자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영화 개봉 때부터
원작과 다르다고 불만을 표하던 원작 만화 매니아들이 집중적으로 표를
던진 것"이라며 "감독상을 놓친 게 아쉽다"고 응수했다. "전국 관객
227만명이 들고 비디오도 6만장 넘게 팔린 작품을 '최악'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정사장은 "비천무 김영진 감독과 다음 무협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고 스타급 남자배우들이 서로 하겠다고 줄을
서있다"고 말했다. 김희선씨 측은 "그런 상에 대해선 들어본 일도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