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도 그랬듯이 박세리는 마지막라운드 후반에 와서야 진가를
발휘했다.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선 박세리.

파5홀인 17번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1,2라운드서 모두 버디를 잡아 마음은 편했다. 이번 대회 내내
잘맞은 드라이브샷은 페어웨이 가운데에 떨어졌다. 페어웨이 우드를
꺼내들고 세컨샷.

핀이 그린 왼쪽에 꽂혀 있어 박세리는 오른쪽으로 공락했다. 공은
러프에 떨어졌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세번째 샷도 그린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을 감안해 핀 오른쪽을
목표지점으로 삼고 특유의 날카로운 숏아이언샷을 했다.

러프에서 쳤기 때문에 공은 그린에 떨어진 뒤 굴러 핀 가까이에서
멈췄다.

앞서 짧은 거리의 버디퍼팅을 수없이 놓쳤지만 박세리는 독수리가
정확하게 먹이를 채가 듯 버디퍼팅을 컵에 떨어뜨렸다.

환호성이 골프장을 뒤흔드는 순간, 이때까지 박세리와 공동선두였던
로라 디아즈는 18번홀(파4)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었다.

3번 우드로 한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완전히 나가는 듯 했으나
카트길을 타고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의 다리를 건너가 살아난 것.

디아즈는 또 펀치샷으로 한 세컨샷이 그린을 넘어가 러프에 박혀
세번째 칩샷마저 미스했지만 공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굴러 그린에
올라오는 행운이 이어졌다.

하지만 행운은 더 이상 디아즈에게 없었다.

디아즈의 4m짜리 파퍼팅은 컵이 외면했고, 결국 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박세리에 2타나 뒤지며 우승을 내줬다.

〈 스포츠조선 이사부 기자 gol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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