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문일섭 당시 국방차관이 자택에서 ‘007 가방’과 ‘종이상자’ 등에 넣어 보관중이던 미화 1만7000달러와 현금 800만원, 10만원권 수표 70장 등 약 3700여만원을 도둑맞은 것으로 20일 뒤늦게 밝혀졌다.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문씨 운전병이던 이모(21) 상병이 분당 서현동 문씨 아파트에 들어가 3700여만원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가 18일 검거됐다.
문씨는 거액의 달러 보유와 관련, “3월 26일부터 터키 출장이 예정돼 있어서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약 8000달러 정도를 만들어 줬으며 나머지는 국방부 근무중 6~7번의 해외 출장 때 주변에서 준 달러 중 쓰고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개각을 앞두고 장·차관 해외출장 금지령이 내려져 터키 출장을 가지 못했다.
문씨는 현금을 007가방과 종이상자 등에 보관해 온 데 대해선 “007 가방은 아파트 권리증· 토지대장 등과 같은 중요 서류 및 달러와 수표를 보관해 온 ‘개인금고’였으며, 종이상자는 현금을 관리해 온 처가 돈을 넣어 둔 곳”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또 “공직에 있는 동안 광주고 동문 등으로 부터 후원금 형식으로 200만~300만원 정도씩 수시로 받아왔지만 잘못된 일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문씨는 98년 3월부터 작년 8월까지 무기 도입을 총괄하는 국방부 획득실장을 지냈으며, 작년 8월부터 지난 1일까지 국방부 차관으로 근무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거의 한 달간 이 사실을 숨겨와 축소·은폐 의혹을 낳고 있다. 분당경찰서는 “피해액이 5000만원 이하라 경기도경에도 보고하지 않았고, 범인 검거 후 국방부로 이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