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드넷 바람이 불어서인지 초등학교 아이들도 인터넷을 쉽게 다룬다.
아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게임을 하고 학교 숙제도 해결한다. 특히
사회과목의 조사숙제를 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많이 이용한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에 관한 자료를 찾으려면 '지난 신문 기사'를 찾아보거나
검색엔진으로 '시화호' 처럼 사회의 골칫거리가 된 환경문제를
검색하거나 환경운동 단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정보를 얻으면 된다.
마음에 드는 환경단체에 전자우편을 보내거나, 직접 가입하여
환경보호운동에 동참할 수도 있다. 이리저리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다가
숙제 이상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것이 초등학교 정보화 교육이 바라는
인터넷 활용의 참모습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숙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이런 바람이 '야무진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학원이며 과외며 바쁜 요즘
아이들은 학교숙제를 여유있게 할 시간도 없는 것 같다. 이미 오래 전에
학교와 과외학원은 그 주객이 전도된 탓에 교사들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조사숙제를 내줄 엄두도 못 낸다. 부모들이 투덜거리기 때문이다.
바쁜 아이들은 인터넷 숙제사이트를 이용해 숙제를 '후다닥'
해치운다. 맞춤복처럼 교과서 숙제에 꼭 맞게 재단했기 때문에 자료를
내려 받아 복사해 가면 '숙제 끝!'이다 여러가지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 바다를 헤엄치지 않아도 된다. 내용을 읽거나 팔 아프게 손으로
쓸 필요도 없다. 잘 가르쳐 보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교사들은
궁여지책으로 조사숙제를 할 때 반드시 공책에 연필로 쓰라고 주의를
준다. '손으로 베끼면서 읽겠지', 이런 심정인 것 같다.
교육은 과정을 중시한다. 따라서 숙제도 과정이 중요하다. 그러나
숙제사이트를 이용할 때 '숙제란 오로지 결과물'이다. 시간과 노력과
사고는 별로 필요 없다. 단지 마우스를 작동할 때 쓸 오른쪽 검지
손가락만으로 충분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아이들의 머리가 점점
화석이 될 것 같다. 아예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 숙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보화사회는 절대로 손끝으로 오지
않는다. (어린이도서관 '가정독서지도'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