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 권력기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아나키즘을 연구하는 단체가
한국에도 생겼다. 2월 17일 회원 70여명으로 출범, 오는 20일 첫
학술대회를 여는 한국아나키즘학회의 김성국 (부산대·사회학)회장은
"아나키즘은 직접민주주의, 환경친화주의 등 새 덕목들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적인 사상"이라고 주장했다.

―왜 아나키즘인가?

"21세기를 맞아 기존의 근대사회를 설명하는 지적 패러다임들이 한계를
보여 줬다. 또 일반인들도 중앙집권적인 권력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강해졌다. 사이버공간에서는 프로그램 소스(source)
공유 운동 등 참여와 협조를 지향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나키즘에
대한 학술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나키즘 하면 폭력성을 떠올리게 되는데.

"근대 아나키즘 운동의 주류는 자유연합적인 조직을 지향하는 공산주의
분파에 있다. 하지만 그 철학의 뿌리는 노자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 경쟁보다 협동을 중요시하는 사상이 아나키즘의
본류다. 자기파괴적인 폭력주의와는 거리를 둘 것이다."

―요즘 인터넷 등에서 활발한 각종 안티(anti) 운동을 어떻게 보는가?

"억압에 대한 거부가 될 수 있지만 또 하나의 파시즘이 될 소지가 있다.
남의 자율성을 해치는 활동은 신중해야 또다른 폭력을 피할 수 있다."

―국내에도 아나키스트들이 있는가?

"80년대 마르크시즘에 회의를 느끼던 사람들이 90년대 이후 자생적인
아나키스트들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구, 부산지역이 활발한데,
대구아나키즘 연구회에서 경주에 부지와 터를 마련해 대안학교를 준비
중이라 들었다. 불교 등 종교 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운동도
아나키즘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학회를 설립하게된 계기는?

"98년에 부산에서 아나키즘 연구세미나에서 첫 제안이 나와 3년간
논의과정을 거쳐서 창립했다. 구승회(동국대), 박연규(경기대),
방영준(성신여대)교수를 비롯해 사회과학, 역사학,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