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자를 떠나고 싶다."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25)이 재계약을 코앞에
두고 폭탄발언을 했다.

근 1년간 뚜렷한 이유도 없이 자신을 벤치워머로 묶어둔 코스미 감독에
대한 불만이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고 만 것이다.

사실 그동안 많이 참았다.

AS로마나 유벤투스의 스타플레이어들 같은 엄청난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마당에 안정환에게는 실력발휘를 해볼 기회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고, 어쩌다 명단에 끼워줘도 감질만 나게 했다.

토티나 바티스투타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일본의
나카타라면 별문제다.

하지만 페루자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안정환의 심기는 더욱
불편했다.

이달말이면 안정환의 재계약 협상을 위해 그의 에이전트인
(주)이플레이어 안종복 대표가 현지로 날아간다.

지난해 7월 페루자 이적 당시 맺었던 '1년 임대 후 완전이적' 계약을
재검토해 임대기간을 연장할 것인지, 완전이적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이탈리아내 다른 팀으로 옮길 것인지를 결정짓게 된다.

물론 이것도 저것도 아닐 경우엔 원 소속팀인 부산 아이콘스로
복귀해야 한다.

안정환과 이플레이어측은 출전기회가 많은 이탈리아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 욕심없는 감독 없듯 페루자의 코스미 감독 역시 안정환을
데리고 있고 싶어한다.

'무명의 나카타'를 데려다 떼돈을 번 가우치 회장 또한 투자와 실전용
두가지 개념으로 안정환을 영입한 만큼 안정환을 쉽게 버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안정환의 거취는 안정환 본인과 이플레이어측의 결정에 달린
셈이다.

그러나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안정환에게는 '군입대'라는 최악의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안정환에게 홀딱 반한 감독이나 구단이 아닌 다음에야 이런저런 제약
때문에 입맛대로 쓸 수 없는 부담스런 그에게 계약하자고 덤비지는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과연 페루자에서 마음이 떠난 안정환은 어떤 길을 택하게 될까.

〈 스포츠조선 최재성 기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