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김 호 감독(57)은 요즘 너무나 행복하다.

'왼발 프리킥의 달인'으로 통하는 고종수(23)를 데리고 있는 것만 해도
든든한데 최근 '오른발 프리킥'이 또 달인의 경지에 오른 선수가 나와
연일 승리를 안겨주니 말이다.

이미 축구판에 소문이 짜한 '개구쟁이' 데니스(24)다.

프리킥과는 별 인연없이 지내온 데니스는 지난 14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안동경기(2대0 승)서 거푸 2개의 오른발 프리킥으로 게임을 끝내더니
18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경기(3대2 승)서 또다시 오른발 프리킥으로
승부를 갈랐다.

잇단 결승골이라는 점에서도 그의 프리킥은 큰 가치를 지닌다.

한데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그가 차넣은 3개의 프리킥이 모두 같은
지점이었다는 사실이다.

페널티에어리어를 왼쪽으로 훌쩍 벗어난 터치라인 부근.

사실 이 위치는 골라인과의 각도가 30도 정도에 불과해 골키퍼가
방어하기 쉬운 득점률 낮은 지점인 데다 9m15 앞에는 상대편 선수들이
촘촘히 방어벽을 구축하고 있어 확률은 더욱 떨어진다.

하지만 그런 장애물들이 데니스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서너발 물러섰다가 총총걸음으로 스텝을 맞춘 뒤 오른발로 가볍게 툭
감아올리면 여지없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꽂힌다.

그 신비로운 광경을 보면 그저 숨이 턱 막힐 뿐이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를 않는다. 정말이지 데니스가 아니고서는 득점이 거의
불가능한 그 자리.

그래서 그 프리킥 지점을 '데니스 좌표점'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데니스의 '환상 프리킥'을 등에 업은 수원은 3연패로 바닥을 치고
2연승의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천하의 삼성도 다 끝났다"는 섣부른 진단이
나오기도 했지만 데니스가 있는 한 수원의 조별리그 4강 진출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듯 싶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수원 삼성의 창단멤버로 입단해 잔뼈가 굵은
데니스.

마침내 그의 성공시대가 활짝 열린 것 같다.

〈 스포츠조선 최재성 기자 kkachi@ 〉

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