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사당동에 있는 친척집에 갔다가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길에
황당한 광경을 보았다. 그 날 따라 지하철 안이 한산했는데, 바로 맞은
편에 앉은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가방에서 손톱깎이를
꺼내더니 손톱을 깎는 것이 아닌가. 보다 못한 아이 아빠가 "아주머니,
손톱은 집에 가서 깎으시지요,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안
아닙니까"라고 했지만, 그 아주머니는 "그럼 댁은 보지 마세요"라고
하며 계속 손톱을 깎았다. 그 아주머니께선 급기야 지하철 바닥에 손톱
깎은 것을 탁탁 털더니 자리를 옮겨 다른 손의 손톱을 깎았고,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아이 아빠를 째려보았다. 내가 놀란 것은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그 아주머니도
아주머니지만, 그런 행동을 보고도 주위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들도
자기네들끼리 얘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남이 뭘하던 자기 갈 길만 가면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아니면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서인지 사람들의 무관심에 소름이 끼친다.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속편하게 자가용을 몰고 다니고 싶다.

( 정민선 38·주부·경기 군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