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인 경기도 파주의 민통선 내 미군부대 506보병 연대 1대대에서
14일 '이색 부활절' 행사가 열렸다. 파주보육원 3~4세짜리 원생 39명을
부대 안으로 초청해 부활절 파티를 가진 것이다.
“달걀이 어디 숨어있나, 누가 누가 먼저 찾나.”
미군 10여명은 아이들과 이리저리 넘어지면서도 풀밭 안에 숨겨놓은
색색의 플라스틱 달걀을 찾아내면 '와'하는 환성을 질렀다.
민통선 안에 있는 이 부대는 지난 97년 인근 파주보육원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이면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하던 이 부대는 작년 데이비드 라일(40) 목사와 패트릭 스택포울(42)
대대장이 부임하면서부터는 아예 1주일에 한 번씩 보육원생들을 부대로
초청해 밥도 같이 먹고, 영어공부도 하며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스택포울 대대장은 보육원생들을 보면 "4년여를 기다린 끝에 98년
부활절 날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믿음'이를 처음 본 날을 떠올리게
된다"며 "파주보육원에서 한국 아이 1명을 또 입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믿음'이도 이날 또래 아이들 틈에서 신나게 놀았다.
데이비드 목사는 "아이들이 부대 안으로 와서 놀 때면 총을 맞댄
최전방이라는 생각 대신, 마치 미국의 집에 와 있는 것처럼 따뜻한
느낌이 든다"며 "고마워해야 할 것은 우리"라고 말했다.
보육원에서 26년간 근무해 온 이한희(54) 보육사는 "아이들은 백인이건,
흑인이건 인종을 가리지 않고 누가 자기들을 좋아하는지 금세
알아본다"며 "이젠 미군 부대원들과 가족처럼 친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