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한 신문고시 수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위원들의 전면적인 문제제기로 진통을 겪었다.
13일 규개위 전체회의에는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접 나와 공정위
수정안을 관철하기 위해 총력전을 폈지만, 민간위원들이 ▲시행시기
▲무가지 비율 등 핵심 쟁점에서 정부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론을 폈다.
특히 그 동안 경제1분과위에 속하지 않았던 민간 규개위원들은
신문고시의 부활 타당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도 요구했다.
◆ "언론자유 침해하는 것"= 일부 민간 규개위원들은 신문고시
부활을 언론자유의 침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순훈
배제대 교수는 "무가지 배포를 제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며 "신문배포의 자유를 규제하면 신생 언론사는
창간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무가지 한도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의미가 없다"며 "기본적으로
자율에 맡기고 신문고시를 철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법률 적용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불공정행위가 있는 다른
업종도 많은 데 왜 신문업종에만 고시를 적용하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정순훈 교수는 "중대한 영업의 제한이 따를 경우 형평성의 문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다른 불공정행위가 많은 업종에는 고시를
제정하지 않으면서 백화점고시가 있다고 신문고시를 제정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 "시행시기 늦추는 것은 자율확대의 의미"= 이날 신문고시의
내용을 놓고 정부와 민간 규개위원들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은
시행 시기. 공정위는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간
규개위원들은 지난 99년 1월 신문고시가 폐지된 이후 작년 11월부터 대폭
자율규제활동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관광부가 첨부의견을 냈듯이 자율이 정착돼 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자율활동을 성급히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 김일섭 한국회계연구원장은
"자율의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그 동안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급박하게 폐기해야 하는 근거도 찾을 수 없다"며 "시행을
늦춘다면 최소 6개월 이상은 돼야 의미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세차례에 걸친 분과위 토론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던 무가지 비율
제한 문제는 '최소 20%, 아니면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민간위원들의
목소리가 대세였다. 먼저 무가지 비율을 규제하려면 유가지가 얼마인지를
알아야 하는 데 기초가 되는 ABC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율을
규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무가지는 신문사의
판촉 비용으로 계산되는 원가비용인데, 제품의 원가를 정부가 규제하는
발상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공격도 받았다. 현실적으로는 신문 배달
과정에서 파손되거나 분실되는 데 따른 보충지 4%, 양로원·아파트경비실
등에 배달되는 기증지 6%, 20%에 달하는 이사율과 40%에 이르는 신문교체율
등을 감안하면 무가지 비율을 10~15%로 규제하면 신문업계의 생존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다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