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정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대책반 ’첫 회의에 앞서 최상룡 주일대사가 참석자들과 얘기하고 있다.<br><a href=mailto:leedh@chosun.com>/이덕훈기자 <

정부의 일본 왜곡 교과서 대책이 강한 기조로 바뀌고 있다. 다른 외교적 문제와 연계시키지 않기로 했던 정부가 12일에는 “모든 카드가 열려 있다”고 말해, 다른 사안과의 ‘연계’ 가능성도 시사했다.

단기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 대책까지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11일 재수정 요구를 한 다음부터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한 고위 외교당국자는 12일 “일본이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면서, 매우 강도높은 어조로 일본정부을 질타했다. 다음은 이 당국자의 발언 및 기자와의 문답 요지이다.

“처음 이 문제가 시작될 때, 일본측에 참 많이 얘기했다. 그런데도 이런 결과를 낳았다. 일본이 잘못했고, 큰 실수를 했다고 본다. 일본이 G7에 속하는 경제대국으로서 21세기에 국제사회에서의 리더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자기 과오를 반성할 줄 모르고, 이웃나라의 존경을 못 받는 나라가 어떻게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겠느냐. 일본이 항상 과거사를 왜곡하려고 하고, 또 숨기려고 하나 결정적으로 잘못했다.

100년, 200년 지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2001년4월에 교과서를 바꾼 그 자체가 역사에 남는다. 흥분할 필요 없다. 그러나 일본은 큰 손실을 입을 것이다. 한국이 미온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우리는 많은 카드를 갖고 있고, 얼마든지 끌고 갈 수 있다. 한·일관계는 정치·문화·사회·국제관계 등 다양한 관계가 있다. 교과서 문제는 그 중 하나다. 이 문제로 모든 한·일관계를 흐트러뜨릴 수 없으나, 이는 원칙의 문제,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다. 절대 타협할 수 없다.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도 일본 대표가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일본 대표가 반박했으나 우리 측이 더 세게 반박했다. 우리 학자들이 밤새워 교과서를 검토하고 있다. 검토가 끝나면 이론적 반박을 한 뒤 ‘수정하시오’라고 할 것이다. 일본이 바뀔지 알 수 없지만 계속 요구하고, 일본이 감추려는 치부를 계속 드러낼 것이다. 일본과는 경제·대북관계도 있다. 그러나 이런 관계가 좋아도 이 문제는 계속 해나간다. 일본이 국내정치가 어렵고, 지금 상황에서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일본이 이를 통해 10을 얻으려고 하면 30을 잃게 될 것이다.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처음에 왜 부드럽게 대응했나?

“우리 생각을 하루 아침에 다 보여주고 싶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자세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도 반대하나?

“투표권 행사 1시간 전까지도 알려줄 수 없는 국가기밀이다. 그러나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리더국가로서의 자격이 있느냐?”

―다른 한일관계에도 영향을 줄 텐데….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 근간을 흔들 생각이 없지만, 경색이 있게 된다면 일본이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