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난다오에 억류됐다 12일 컨티넨탈항공 소속 전세기편으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도착한 미 정찰기 EP-3의 한 승무원이 트랩을 내려오면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미 EP-3 정찰기 승무원 24명의 송환 작업은 12일 오전 6시(한국시각 오전 7시) 미 콘티넨탈항공 소속 보잉 737 전세기가 하이난다오의 하이커우 국제공항에 착륙하면서 숨가쁘게 진행됐다.

괌에서 5시간30분 걸려 전세기가 도착했을 때 승무원들은 이미 공항을 향하고 있던 중이었다. 중국 당국은 민항기 이착륙이 시작되기 이전 송환을 끝마치기 위해 이른 아침시간을 이용, 전격 이송작업을 단행했다. 워싱턴 아침시간에 맞춰 전날 밤 석방 결정을 발표했던 중국은 발표 직후 승무원들에게 국제전화를 허용, 가족들과 간단한 통화를 하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지난 11일간 난방 초대소에 머물렀던 승무원들은 이날 오전 5시50분 중국군의 안내로 창문이 검은 커튼으로 가려진 두 대의 미니버스에 나눠탔다. 버스는 지체없이 중국 경찰과 경찰차가 중간 중간 경비를 하고 있는 도로를 따라 공항으로 향했다. 경찰차 한 대가 선두에 섰고, 미니버스 두 대 뒤로 전조등을 켠 세 대의 또 다른 차량이 따라붙었다. 중국 경찰은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전세기에 탑승하는 장면을 보도하려던 CNN방송 취재·카메라 기자를 일시 억류하기도 했다.

승무원들이 탑승한 전세기는 오전 8시30분(이하 한국시각) 이륙, 첫번째 목적지인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오후 1시 도착했다. 현지 미군 관계자들, 칼 구티에레스 괌 지사와 어린이들이 활주로까지 마중나와 있었다. 이들은 기장인 셰인 오스번(Shane Osborn) 대위 등이 트랩을 내려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로 환영했다.

구티에레스 지사는 “괌은 ‘아시아의 미국’이며, 승무원들은 미국 영토와 처음 재회를 한 셈”이라며 “그저 ‘여러분은 우리 모두의 영웅’이라고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은 기지로 이동하기 위해 3대의 버스에 나눠탄 뒤에도 차창에 매달리며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지에 도착한 승무원들은 곧바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이어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식사와 간단한 면담을 하는 등 약 5시간쯤 괌에 머물렀다. 승무원들은 오후 6시 다시 군용기 C-17편을 타고 하와이 호놀룰루의 히캄 공군기지로 향했다.

승무원들은 하이커우 공항 출발 때부터 정신과의사를 포함한 의료팀과 군 정보요원들의 보호를 받았다. 호놀룰루에 도착한 이후에도 심리·정신적 검사를 받은 이들은 이틀간 이 곳에 머물면서 사건 경위와 억류 중 상황 등에 대한 조사를 받은 후 정찰기 모기지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위드베이 아일랜드의 해군 비행기지로 귀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