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돗물은 믿고 마실 만한가. 정부와 자치단체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대부분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 작년 환경부의
설문조사에서도 70.1%가 '식수로 부적합하다'고 답했다. 97년 조사
때(61.0%)보다 거부감이 높아졌다. '상수원인 주요 하천의 수질이 계속
개선 추세고, 여러 시설과 기술 도입으로 갈수록 깨끗해지고 있다'는
발표가 무색하다.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사람도 97년 4.6%에서 작년
2.5%로 재차 줄었다. 물은 공기와 더불어 최우선으로 해결돼야 할 환경
과제다. 중립적 입장인 전문가들의 '판단'은 이렇다.

"수질검사 항목(47개)부터가 부족하다. 미국이 87가지나 조사하는
것은 실제로 오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매달 3개
급수라인에서 원수, 정수된 물, 수도꼭지 물을 조사한다.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기준치 이내에서 특정물질 오염도가 갑자기 높아진
경우는 있다. 향후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음을 뜻한다. 논란거리인
병원성바이러스도 시는 안 나온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엔 검출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서울은 나은 편이다. 지방 시·도는 훨씬
뒤처졌다. 그렇다고 엄청난 문제가 있는 양 과장해서도 곤란하다. 거꾸로
회의 때 일부러 수돗물을 마시는 공무원의 '시위' 역시 문제만 희화할
뿐이다."(권숙표·80·전 서울시 수질감시위원장·연세대 명예교수)

"우리의 수질기준과 분석 능력은 수준급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부족하다. 검사 항목에서 농약이나 살충제에 포함된 벤젠과
톨루엔 등이 빠진 것도 문제다. 이들은 빗물에 섞여 하천에 흘러드는
미량화학물질로, 검출 빈도와 양도 많은 편이다. 극미량이어도 몸에
축적되기 때문에 미국·유럽에선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렇다고 무조건
선진국 검사 항목을 추가할 일은 아니다. 우리 특성에 맞게 합리적
기준을 정해 강화해가려고 한다"(남궁은·환경부 상하수도 국장·작년
개방형 공직자로 임용된 민간전문가).

한마디로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확한 실태는 어떤가.
또 선진국은 상수관리와 오·폐수 정화에 어떤 방법을 쓰고 있으며, 배울
점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