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학기부터 사립대학이 등록금(수업료+입학금)을 결정할 때
학부모·학생과 반드시 협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규 개정을 추진,
사립대학들이 "사학의 자율성 확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사립대학의 등록금 책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등록금 책정에 소비자 대표가 참여하는 내용의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 중 개정령(안)'을 지난 9일자로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립대학(산업대·전문대·방송통신대·기술대 포함)의
수업료와 입학금은 학부모 및 학생대표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학교 실정을 고려해 총장 또는 학장이 정하도록 했다. 종전에는
총장 또는 학과장이 학교 실정에 따라 결정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한 공문을 각 대학에 보내 29일까지 의견을 보내도록
하고, 회신이 없을 경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관계자는 "정부가 국립대와 달리 재정을 보조해 주지도
않는 사립대학의 등록금 책정에 대해 간섭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협의를 거치게 할 경우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운 재정난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사립대학들은 조만간 총장들의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한 뒤, 개정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국립대에 대해서는 작년 9월 소비자단체 대표 2명, 교수 2명,
교육부 실무자 등 7명으로 구성된 '국립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
심의위원회(위원장 정진한 동국대교수)'를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결정 과정에 학부모와 학생대표가 참여하면
대학 예·결산 내역이 공개돼 학교운영이 투명해지고, 합리적 등록금
책정이 가능해 분쟁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