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남포동 PIFF 광장. 부산극장은 「친구」를, 맞은 편 대영시네마는 「선물」을 상영하고 있다. 「친구」는 지난달 31일 개봉 이후 연일 매진으로 부산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 가운데 가장 인기다. 지난 4일 상영장을 4곳에서 6곳으로 늘려야 할 정도였다. 「친구」는 부산뿐만아니라 전국을 강타, 지난 9일 JSA를 깨고 최단 기간 관객 200만명 동원 기록을 세웠다.

「선물」은 그에 필적하지는 못해도 그런대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편. 2개 상영장에서 선물 필름을 돌리고 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국산 영화」라는 것 말고 또 있다. 『메이드 인 부산.』 친구는 작품 전체를, 선물은 전체중 20% 가량을 부산에서 찍었다.

지난 9일 친구들과 함께 부산 중구 남포동으로 영화를 보러온 이모(13·중2)군은 『나이가 적어 「친구」를 볼 수 없다고 해서 부산에서 찍었다는 「선물」을 관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화도시, 부산에서 만든 작품들이 극장가에 같이 내걸려 서로 경쟁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또 일본·중국 등 외국에서의 부산 로케이션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영화제작 무대로서 부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뜻.

지난 달말 일본 정상의 3인조 그룹 DCT(Dreams Come True)가 부산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를 찍어 갔고, 중국 왕가위 감독이 작품 「2046」을, 「철도원」 연출로 유명한 일본 후루야타 야쓰오 감독이 작품 「반딧불」을 부산에서 촬영하겠다는 신청을 해온 상태. 또 인도측도 부산 로케이션에 대해 협의중이고, 일본의 저명한 영화잡지 「키네마순보」 3월호에서 『부산은 영화 촬영의 메카』라고 소개하는 등 부산의 국제영화계 지명도는 계속 높아가고 있다.

부산시영상위원회측은 『5월까지 인디안서머·교도소 월드컵 등이 개봉하고, 하반기에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영화관에 걸리는 등 갈수록 부산에서 만든 영화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부산이 대박 영화의 산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메이드 인 부산, 대박 영화」의 속출이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란 성급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유오성이 나이트클럽에서 난동을 부리는 장면, 장동건이 길에서 칼에 찔려 죽는 광경 등을 찍은 동구 범일동 국제호텔 허우석(허우석·42) 부장은 『「친구」가 뜨면 주요 촬영지인 우리 호텔과 그 주변이 유명해져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친구」가 계속 기록을 세우면 호텔 앞에다 촬영지임을 알려주는 안내판 등을 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