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담장 너머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아파트 화단에도 개나리 노랑 빛이 눈부시다. 날씨가 봄기운을 찾으면서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아침 운동객들도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인근 공원에는 배드민턴이며 조깅을 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고, 동네 수영장에도 정기 회원 신청자들이 줄을 잇는다.
어느 하나라도 자기 적성에 맞는 운동을 골라 꾸준히 지속한다는 것은 권할 만한 일. 요즘은 아예 한 걸음 더 나가 여러 종목을 함께 즐기는 동호인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철인 3종 클럽」. 달리기·수영·싸이클을 함께 즐기는 이 「별난」 사람들은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 그래서 누구보다 반갑다.
지난 8일 이른 아침. 인천 남구 숭의동 종합경기장.
붉은 트랙 위로 운동복을 차려 입은 한 무리의 남자들이 질주하고 있다.
『푸-후, 푸-후』
「인천 철인 3종 클럽」 회원들의 400 트랙 돌기. 거침 숨소리만이 이들의 오랜 운동시간을 말해 줄 뿐이다.
김정규(46·서구 가좌동·사업)씨는 20 바퀴를 넘기고도 그칠 기색이 없다. 올 1월 정식 가입한「신참」이지만 평소 수영으로 단련된 탓인지 거뜬하다.
『하루 2갑씩 피던 담배를 운동 시작하고부터 끊었어요. 안 그러면 이렇게 못 뛰죠.』
15바퀴를 뛰고 난 회장 한상필(48·동구 송림2동·음식점)씨는 마지막 200 를 전력 질주로 장식했다. 이윽고 숨고르기.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시 짐을 챙겨 향한 곳은 근처 실내수영장.
잠시 후 탈의실에서 검정색 슈트(몸에 달라붙는 일자형 수영복) 차림으로 나타난 이들은 다시 50 풀을 오가기 시작했다. 무쇠 다리의 「철인」들이 날렵한 「물개」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10년 전쯤이었어요. 개별적으로 싸이클, 수영을 하던 사람끼리 어울려 운동을 같이 하게 됐죠. 그러다 95년쯤 정식으로 모임을 결성했어요.』(한상필 회장)
현재 회원 수는 10명. 호적상으로는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하지만 겉으로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단단한 몸집과 혈색 좋은 얼굴은 하나같이 「닮은 꼴」이다.
최고령인 정광수(54·계양구 효성동·부동산임대업)씨는 지난 99년 제주도 대회에서 50대 부문 2위를 차지했을 정도. 막내인 최병진(최병진·35·남구 용현동·농산물유통)씨는 클럽 활동으로 다져진 체력과 수영 솜씨로 수상안전요원 봉사까지 해오고 있다.
회원들은 매일 아침 6시 30분쯤 모여 운동을 시작한다. 트랙 돌기에 이어 수영장 풀 왕복이 1~2시간 이어진다. 싸이클의 경우 시간이 많은 주말을 이용하지만, 보통 추운 겨울을 피해 이맘 때부터 9월 사이에 추가한다. 한 여름이면 자전거를 타고 해안 도로 위를 달리다가 다시 수영으로 섬까지 갔다오기도 한다.
회원들의 실력은 전국 평균 수준을 웃돈다.
『국내 대회 나가면 대부분 50위 안에 들어올 정도지요.』
마라톤 풀 코스도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이내면 주파한다. 작년 12월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 대회 출전 등 국내 각종 대회를 섭렵하는 것이 「일」이다.
요즘 회원들은 눈앞에 다가온 인천 하프마라톤 대회와, 올 7월로 예정된 제 1회 인천 대회 준비로 땀을 쏟고 있다.
『수영과 달리기는 허리와 심폐 기능 강화에 좋고, 싸이클은 관절 강화에 도움이 되지요. 몸에 균형을 잡아주는 데 이만한 게 있나요.』 인천 철인들의 3종 경기 예찬이 우렁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