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다니다 한국행...교포들에 우리말 가르치는 교사 될것" ##
"재일교포, 그것도 3세쯤 되면 스스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죠. 초·중·고교 전부 일본인 학교를 졸업했고, 친구도 일본인
뿐이었어요."
24세까지 '가나다라'도 몰랐다는 재일교포 3세 문진유미(일본명
마유미·27)씨는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 지난 3월 고려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늦깎이' 대학생이 된 문씨는 한국인 어머니와 재일교포 2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택시기사로 어려운 생계를 꾸려가던 아버지와, 옷
만드는 부업을 하며 종일 집안에서 옷을 짓던 어머니 모두가 너무
'바빠서' 문씨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줄 시간이 없었다. 그러던 문씨가
한국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9년 시름시름 앓던 아버지(당시 61세)가
아파트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뇌출혈로 돌아가시면서다. 한국에서 외가쪽
친척들이 조문객으로 몰려왔지만, 친척들의 위로의 말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는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피붙이와도 얘기할 수 없다는 게 무척 애달프더군요.”
문씨는 장례식을 치르기 무섭게 한국어 공부에 들어갔다. 오사카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8년까지 6년여 동안 은행원으로서 안정된
생활을 하던 문씨는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직장도 그만뒀다. 99년 무작정
한국으로 건너와, 작년 4월부터는 국제교육진흥원 한국어 학교에 입학해
1주일에 5번, 하루 6시간씩 강도 높은 '한국어'수업을 받았다.
작년 가을 문씨가 "국어교육과에 가겠다"고 하자 모두들 말렸다고
한다.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문씨는 당당히
합격했다. 지난 3월 초 신입생 환영회 때 냉면 그릇에 따라준 막걸리를
모두 마실 만큼 그의 '한국 공부 열기'는 대단하다.
문씨는 스스로를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이라며 "한국말을 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얘기하기가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말을
배우면서 내가 완전히 한국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며 "나처럼
한국인임을 잊고 사는 많은 재일교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국어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