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니체
로버트 솔로몬 등 지음
고병권 옮김, 푸른숲

니체는 '신의 죽음', '영원회귀', '권력에의 의지', '운명애',
'주인의 윤리와 노예의 윤리', '초인' 등의 개념과 더불어
일반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위대한 혁명적 철학가이다. 사상사를 통찰해
볼 때 니체보다 더 큰 사상적 충격과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사상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의 영향은 지난 100년 동안 철학 문학 예술 영화 등
인문학의 전 영역에 뻗쳐 있고,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일반
지식인들에게도 널리 확산되어 있다. 그가 일으킨 사상적 지각변동의
여파는 21세기에 들어선 현재에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만큼 그의 철학에 대한 곡해와 허상도 적지 않다. 영미 강단
철학교수들의 대부분은 니체를 높이 평가하기는 커녕 숫제 철학자로서
취급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분석철학자인 단토 교수의 유명한 저서
'철학자로서의 니체'가 출판된 지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니체는 철학자인가 아닌가? 니체에게 이러한 물음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니체는 위대한가 아닌가 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니체 위대성의 핵심은
바로 그의 사상이 철학과 비철학과의 아카데믹한 구별을 초월하여 전통적
틀을 깨고 오로지 진리와 진실을 위해서 자유분방한 사유와 글쓰기를
했다는 데 있으며, 기존의 지배적 이념들에 깔려 있는 '우상들'을
철학적 망치로 부순 데 있다.

니체가 그의 다양한 저서를 통해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밝히려
했듯 이 책의 저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니체의 말'을 들려주려고 한다.
또한 니체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비학술적', '비체계적' 글쓰기를
선택했듯 이 책의 저자들도 그들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전통적인
철학적 글쓰기에는 맞지 않지만, 그만큼 참신하면서도 쉬운 글쓰기를
택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미국에서 널리 알려진 니체 전문가들이다.
일반독자들이 니체의 사상을 총체적이면서도 분명하게, 간략하면서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 이 책만큼 쉽고 정확하면서도
재미있고 유익한 책도 드물다.

(박이문·전 포항공대 교수·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