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 페어 레이디'등 리바이벌 잇따라 ##
영국 극장가를 복고풍이 휩쓸고 있다. 98년 '오클라호마'에 이어,
작년 '싱잉 인 더 레인', 올해 '마이 페어 레이디' 등 40~50년대의
뮤지컬 대작이 성황리에 리바이벌 공연되고 있는 것. 복고풍 바람몰이
주역은 뜻밖에도 영국 정극을 대표하는 국립극단(Rayal National
Theatre)이다. '라 카바' '이스트윅의 마녀들' 등 기대를 모았던
상업극단의 신작들이 관객들의 외면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클라호마' '마이 페어 레이디' 등 국립극단의 리바이벌 뮤지컬은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5일 국립극장 내 리틀톤 극장에서 막올린 '마이 페어
레이디'는 연일 매진행렬을 기록중이다. 1주일만에 470만 파운드
(약90억원)의 예약실적을 올려 웨스트엔드 사상 '최단기간 최고
매표' 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흥행호조에 힘입어 7월21일부터
웨스트엔드의 로열 드러리레인 극장으로 옮겨 장기공연 채비를
갖춘다.
조지 버나드 쇼 원작소설 '피그말리온'을 토대로 한 '마이 페어
레이디'는 지독한 사투리를 쓰는 꽃집 처녀 엘리자가 언어학 교수
히긴스의 지도로 세련된 숙녀로 변신, 그와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틱
코메디. 1964년작 영화에서 엘리자 역을 맡은 오드리 헵번의 기억이
생생한 작품이다. '미스 사이공'에서 엔지니어로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을 휩쓸었던 조나단 프라이스가 히긴스 교수로 나섰다. 로열
드러리레인은 1958년 '마이 페어 레이디'를 올려 5년반동안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유서깊은 극장이다.
'마이 페어 레이디' 연출은 국립극단 대표 트레버 넌이 직접
맡았다. 20대 후반에 로얄 셰익스피어 극단(RSC) 사상 최연소
예술감독을 맡았던 트레버 넌은 뮤지컬에도 남다른 솜씨를 보여
'캣츠'와 '레 미제라블'같은 걸작을 연출, 영국 뮤지컬 시대를
열어젖힌 거장이다. 98년에도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의 첫 공동작품인 1943년작 '오클라호마'를 국립극단에서
리바이벌시켜 화제를 모았다.
웨버와 함께 '선셋 불르바르'까지 신작 뮤지컬에 전념했던 트레버
넌이 리바이벌로 방향을 돌린 이유는 뭘까.그는 "예전과 같은 걸작을
만들어낼만한 음악이 없다"고 말했다. 신작의 흥행실패 부담을 줄이고
탄탄한 음악과 대본을 갖춘 뮤지컬 고전을 대안으로 찾은 셈이다.
리바이벌이지만 예전과 다른 해석과 연출로 신작 못지않은 신선함을
살린 것은 물론이다.
국립극단이 최고의 흥행 기록을 올리며 상업연극을 주도하는 데
비판이 없을 리 없다. '마이 페어 레이디'에는 '미스 사이공'을
만든 카메론 매킨토시가 공동제작에 나섰기 때문에 논란이 더했다.
비판자들은 국가 보조금을 받는 국립극단이 상업연극에 치중할 수
있느냐는 비판과 함께 트레버 넌이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웨스트엔드
행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맞서 트레버 넌은
"로열티 협상에서 국립극단의 이익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