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매의 여정에 담은 삶의 고통과 방황 ##
▲안개속의 풍경 : EBS TV 밤10시. ★★★★★(별 5개 만점). 그리스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는 사색적 영상으로 역사와 삶을 반추한다. 타르코프스키와
키에슬로프스키를 잃은 뒤 마지막 남은 위대한 영화철학자다. 그의 작품들은
'길의 영화'이자 '시간의 영화'다. 로드무비 형식으로 시간 흐름을
되밟아가면서 롱테이크를 아름답게 구사한다. 그의 대표작. 아버지를 찾아
무작정 떠나는 어린 남매의 여로를 따라 간다. 새벽 안개 속을 거닐 듯
몽환적이고 스산하면서도 아름답다. 롱테이크 장면들은 끝없이 걷는 남매
모습을 두개 점으로 잡아낸다. 그 길에 짙게 깔린 안개는 고통에 가득 찬
불가해한 세계, 혹은 방향 잃고 헤매는 삶의 여정을 상징한다.
예술영화이지만 난해하지 않다. 원제 Topio Stin Omichli. 88년작,
126분.
## 철수와 춘희의 귀여운 사랑 ##
▲미술관 옆 동물원 : KBS 2TV 오후 2시30분. ★★★★. 비평과
흥행에서 성공한 이정향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휴가병 철수(이성재)는
옛 애인 집에 왔다가 춘희(심은하)를 만난다. 떠나간 애인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던 철수는 춘희 집에 무작정 눌러 앉는다. 털털한 역인데도
눈길을 사로 잡는 심은하의 매력, 이기적이지만 속 마음 따스한 이성재의
스크린 데뷔 연기가 어울렸다. 영화속 현실과 영화속 영화가 중첩되거나
어긋나면서 월츠를 추듯 재기발랄하다. 특유의 티격태격하는 대사들이
재미를 더한다. 98년작. 108분.
## 시간여행속 어긋난 사랑 ##
▲카라 : KBS 2TV 밤10시40분. ★★☆. 시간여행이라는 이색 소재를
접목한 멜러드라마. 사랑하는 여자(김희선)를 잃은 남자(송승헌)가
3년전으로 거슬러가 여자를 구하려 애쓴다. 설득력 빈약한 세부 설정과
순정만화 같은 기계적 연기가 몰입을 방해한다. 감독 송해성. 99년작,
92분
## 남장여인 브룩 실즈의 모험 ##
▲사하라 : MBC TV 밤11시10분. ★☆. 그렇고 그런 브룩 실즈 영화
가운데 하나. 남장을 하고 북아프리카 사막 자동차경주에 참가한 부호
딸이 핸섬한 아랍 족장에게 납치된다. 감독 앤드루 V 맥라글렌. 원제
Sahara. 83년작, 11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