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러시아 최대 민영 방송국인 NTV 기자와 직원들은 국영
가스프롬사 주도로 지난 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의 새로운 이사진
선출을 「정부의 경영권 장악 음모」로 규정하고, 모스크바의 오스탄키노
방송탑 8층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 엘레베이터 입구를 봉쇄한 채,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NTV는 이날 정규 방송을 전면 중단하고 뉴스와 NTV 장악 항의
프로그램만을 24시간 방영했다. 또 NTV 직원들은 이번에 새로 사장으로
선출된 미국 국적의 사업가 보리스 요르단(Boris Jordan·35) 등 신임
이사진의 사무실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8층 엘레베이터 입구에는
『요르단, 쿨리스티코프(Kulstikov, 신임 보도 본부장) 등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써 붙여 놓았다. 한때 요르단 사장측이 경찰을 동원,
농성을 진압하고 사무실을 장악하려 소문이 퍼졌으나, 경찰 진입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NTV 사무실 부근에는 NTV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어, NTV 직원들이 NTV깃발을 흔들 때마다 환호로서 답변했다.
요르단 사장은 이같은 NTV 직원들의 농성 사태를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요르단은 자신이 적법한 사장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농성자들은
이번 농성 사태와 정규 프로그램 중단으로 인한 광고주들의 물질적
피해에 책임져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을 동원한 강제해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 보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미국의 테드 터너(Ted Turner) CNN 설립자는 이날 NTV 원소유주
블라디미르 구신스키(Vladimir Gusinsky) 회장과 NTV 인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너는 구신스키 소유분의 주식을 매입함과
아울러, 현재 국영기업 가스프롬사에 담보로 맡겨져 있는 46%의
주식을 되찾아, 『NTV의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NTV는 자유주의 성향의 민간 방송국으로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 정권 비판에 앞장서 왔다. 이에 푸틴 정부는 세무사찰
등을 실시, 구신스키 회장을 탈세와 횡령죄로 구속시키는 등 압력을
행사해 왔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NTV의 최대 채권자인 국영
가스프롬사는 자신의 주식소유권을 주장하며, 지난 3일 임시주주총회를
강행, 친정부 성향의 경영진을 새로 구성했다.
( 모스크바=황성준특파원 sjhwang@chosun.com )